국내 최초로 지적재산권 펀드 및 골프장 펀드를 출시하고 수억원대 연봉을 받았다는 유명 펀드 매니저는 근로자일까 아닐까.
H자산운용 이모 전 상무는 지난해 말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자신에 대한 징계해고처분은 부당해고"라며 "원직복귀와 해고기간의 임금상당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구제신청서를 접수했다.
6일 구제신청서에 따르면 이 전 상무는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2차례 H자산운용과 고용계약을 맺고 특별자산운용본부장으로 근무했다. 이 기간 그는 263억원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사모펀드를 출시하는 등 해고되기 전까지 총 5000억원대 자산을 유치했다고 주장했다.
또 매년 양호한 수익률의 투자성과와 다양한 펀드상품을 출시하는 등 우수한 근무성적에도 불구하고 새로 취임한 대표이사가 자신의 실적과 고액연봉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던 중 부당하게 해고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전 상무는 자신이 설정운용한 펀드의 예상 확정수익만 총 87억여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회사 측의 불시 해고로 상당액의 인센티브보수를 받지 못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가 판단 기준이 된다. 이 전 상무는 근로계약기간 중 대표이사의 지휘·감독 아래 고과평가에 따른 연말 성과급을 받았기 때문에 명백한 근로자 신분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H자산운용 측은 이 전 상무와 체결한 고용계약서가 '프랜차이즈 계약'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는 민법상의 위임계약이나 동업계약에 가깝다는 의미로 고용·피고용자의 관계가 성립하지 않고 따라서 회사 측의 이 전 상무에 대한 면직처분은 정당하다는 것.
그러나 이 전 상무는 제3자에 의한 위탁업무 내지 위임이 금지돼 있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을 근거로 이 역시 어불성설이라고 재반박했다.
면직처분의 사유에 대해서도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대표이사는 회사방침을 거부했다는 사실을 징계 사유로 들고 있으나 이 전 상무는 그 사유가 '권리남용'이나 '경미한 사안'인 데다 귀책사유 소명과정에서도 소외되는 등 절차 역시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와는 별도로 이 전 상무는 지난해 11월 이 회사 대표를 경찰에 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회사 측의 업무중단 지시 등을 항의하는 과정에서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었다는 것이다.
한편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오는 15일 이 사건에 대해 판단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고액 연봉의 자산운용사 임원을 근로자로 볼 것인지, 아닌지 귀추가 주목된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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