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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때 1위 도약 기업 노하우 배워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1.07 22:44

수정 2009.01.07 22:44



미국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글로벌 경제위기가 일파만파 확산되는 가운데 90년대 후반 IMF외환위기를 ‘기회’로 오히려 정상에 올라선 기업들을 ‘벤치마킹’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유한킴벌리, 한샘, 웅진코웨이 등의 기업들은 외환위기를 터닝포인트로 삼아 당당히 업계 1위로 도약했다. 또 기존 사업 방식을 과감히 바꾸며 블루오션을 창출, ‘위기를 곧 기회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최근 위기를 맞은 중소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킴벌리는 1971년 국내 최초로 생리대를 선보이면서 관련업계를 선도했지만 P&G, 유니참 등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에 상륙하면서 90년대 중반 사업을 접을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모든 기업들이 위축되던 외환위기 시절 참신한 여대생을 모델로 기용한 광고와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한 제품의 진화로 다시금 1위 자리를 수성했다.

현재 유한킴벌리는 3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생리대시장의 55.8%를 장악하고 있다.

유한킴벌리의 대표 브랜드인 ‘화이트’는 위기에도 시제품만 10만개 이상을 생산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품을 알렸고 이 과정에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면서 1999년 ‘좋은느낌’까지 출시하게 됐다. 좋은느낌은 철저히 고객의 니즈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시장조사 결과 유한킴벌리는 여성 소비자가 생리대를 구입할 때 흡수성이냐, 착용감이냐를 고민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흡수성은 ‘화이트’, 착용감은 ‘좋은느낌’이라는 투톱 체제를 구축하면서 시장지배력을 높였다.

이외에도 국내 최초로 적용한 숨쉬는 겉커버, 냄새를 잡아주는 소취기능, 흡수속도를 2배나 향상시킨 크린시트, 소리까지 줄인 크린원터치포장, 옆 샘을 막아주는 더블 샘방지선 등이 고객들의 니즈를 제품에 반영하며 탄생했다.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 결과 유한킴벌리는 외환위기 이후 독보적인 위치에 오르게 됐고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년간 수출규모를 460%나 신장시킬 수 있었다.

한샘은 외환위기 당시 한 매장에서 가정에 필요한 가구를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 가구업계 1위로 도약했다. 이전에 침대, 장롱 등 단품 위주의 전시였던 것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였다.

한샘이 위기에서도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기존에 쌓아왔던 디자인 및 유통 역량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구조조정으로 감원을 했지만 한샘은 부엌가구 사업의 구조조정을 통해 남는 인력을 신규 사업인 인테리어 사업에 투입했다. 이 전략은 신규 사업에 투자 비용을 절약하고 신규 인원에 대한 교육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결국 지난 99년 한샘은 가구업계 부동의 1위로 자리를 잡았다. 사업 초기년도인 97년에 1905억원이던 매출이 2007년에는 4150억원으로 성장했다. 인테리어 사업은 현재 한샘 전체 매출액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정수기 재고가 쌓여가는 것에서 착안해 렌털사업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정수기 렌털 사업이란 것이 전무했기 때문에 외환위기를 통해 블루오션을 창출했던 셈이다. 윤석금 회장과 박용선 사장 등 당시 경영진은 ‘이 정수기들을 어떻게 처분할까’를 고민하다가 월 정액으로 정수기를 빌려 쓰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 정수기 렌털 사업의 시초가 됐다.

당시 정수기 기술력이 더 뛰어난 경쟁사들이 많았지만 웅진코웨이는 렌털이란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정수기 업계 1위로 일약 떠올랐다. 매년 100% 이상의 성장을 거두며 렌털 가입자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440만명까지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렌털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도 열었다. 업계의 판도까지 바꾸면서 정수기는 렌털이라는 공식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회사 입장에서는 업계 1위로 발돋움한 것을 비롯해 매월 렌털비 3만∼5만원이 정액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 안정적인 수익 확보에 큰 역할을 했다. 이 회사는 금융위기가 닥친 지난해 말부터 공짜 렌털 개념의 ‘페이프리’ 제도를 도입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yhh1209@fnnews.com 유현희 양재혁 이병철기자

■사진설명=한샘은 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에도 불구, 당시 공격적 경영을 통해 불황을 극복했다. 지난 97년 서울 방배동 한샘 인테리어 매장의 오픈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