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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기업’에 밀린 먹을거리 대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1.09 20:54

수정 2009.01.09 20:54



정부의 기업 프렌들리 정책이 어린이 건강을 담보로 한 영역까지 확대돼 그 수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최근 마련한 ‘고열량 저영양 식품’ 분류에서 나트륨 기준이 600㎎에서 1000㎎으로 완화됐다.

식약청은 “우리 국민들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을 고려해 기준을 완화해 달라는 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며 “단계적으로 나트륨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청의 기준 완화로 햄버거와 피자의 경우 22∼30%만 학교 내 판매와 저녁시간대 TV 광고 제한 대상에 포함됐다. 컵라면의 경우 시중 유통되는 컵라면의 90% 가량이 제한을 받게 된다.



앞서 지난 11월까지만 하더라도 보건복지가족부와 식약청은 간식류와 식사대용품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컵라면의 77%, 햄버거의 80%, 피자의 89%가 고열량 저영양 식품에 해당돼 학교내 판매가 제한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발표한 지 2달만에 기준치를 큰 폭으로 완화해 고열량 저영양 식품의 대상을 줄였다.

이에 대해 식품업계 관계자는 “당초의 가이드 라인이 업체들의 요청을 빌미로 한 로비에 의해 무너졌다”며 “햄버거와 피자의 경우 외국업체들이 많은 탓에 이들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기업 프렌들리 정책의 수위에도 기준은 있어야 한다”며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지 위한 정책까지 후퇴하는 기업 프렌들리 정책은 후유증을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컵라면의 판매를 금지하면서 패스트푸드를 허용하는 데 대해 식약청 내부에서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컵라면은 비만유발 식품이고 햄버거와 피자는 아니라는 내용을 학부모와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yoon@fnnews.com 윤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