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녹색 성장의 유혹
(스탠 콕스/난장이)
길거리 별미 중 하나는 ‘호떡’이다. 덧가루가 폴폴 날리는 중국식 호떡 말고 기름에 지글지글 구워내는 옛날 호떡말이다. 먹고 싶어도 웬만하면 참을 때가 많다. 발효시킨 밀가루 반죽에 설탕, 땅콩 부스러기, 엄청난 양의 유지(油脂)가 주성분이니 건강에 좋을리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초록색 호떡이 나왔다. 녹차 가루를 썼는지 색소를 쓴 것인지 알 수는 없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초록색 호떡은 예전의 호떡보다 건강에 덜 해로워보인다는 점이다. 클로렐라가 함유된 것 같기도 하고 섬유질이 포함된 것 같은 착각도 든다.
‘웰빙 열풍’과 함께 우리네 삶 속에 파고든 색깔은 녹색이다. 유해 첨가물이 가득한 식품이라도 녹색 색소만 넣어주면 금세 건강식으로 둔갑한다. 음식만이 아니다. 기업로고와 정당이름, 인테리어에까지 녹색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더하는데 이용된다.
미국의 식물유전학자이자 생태학자인 저자는 이렇듯 녹색이 지닌 허구성을 고발한다. 자연환경을 생각하는 척하면서 지구와 인간을 파멸의 길로 몰아 넣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의 본모습을 거침없이 까발린다. ‘회색빛’ 굴뚝 산업의 성공이 남긴 폐해를 가리기 위해 녹색 바람을 일으켰지만 예나 지금이나 기업과 자본주의의 논리는 비인간적이란 설명도 덧붙인다. 병원, 제약, 다이어트 등 우리 생활 전반에 파고든 ‘녹색의 허구’를 꼬집는 저자의 직언은 통쾌하지만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노바티스, 몬산토처럼 주범으로 지목된 기업들은 꽤나 불쾌할 것이다.
/wild@fnnews.com 박하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