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사상체질과 김달래 교수는 19일 “어떤 사람은 고기를 먹지 않아도 고지혈증이 오는 반면 고기를 많이 먹어도 정상적인 혈액분포를 지닌 사람이 있다”며 “각 체질별로 주의할 점을 알고 대처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 한 해 건강을 지키기 위해 내 체질이 어떤 계절에 취약한지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건강 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다.
■소화기관 약한 소음인
소음인은 소화기관이 약하면서 기운이 부족하다. 또 맥이 약하거나 느리고 성격이 예민하며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봄에는 대부분의 생명체가 깨어나 활동력을 높이는 계절이지만 소음인의 체질을 가진 사람은 유독 피로를 느끼게 된다. 이 때문에 소음인은 겨울부터 몸을 보강해야 그 다음해 봄철을 잘 넘길 수 있다.
또 소음인은 여름에도 속이 차가워져서 식욕이 없거나 배탈이 나기 쉽다. 이때 성질이 뜨거운 보신탕을 먹으면 속이 따뜻해지고, 다시 원기가 회복된다. 보신 음식으로 삼계탕, 닭죽, 추어탕이 좋다.
■여름에 살 빠지는 소양인
소양인은 여름에 더위가 시작되면 입이 마르고, 식욕이 떨어지며 살이 빠진다. 이 때문에 소양인은 7∼8월이 되면 일의 능률이 떨어지고,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무기력감을 호소한다. 이때는 여름철 제철 과일이 좋다. 수박화채나 오이냉국 등이 몸에 맞는 음식이다.
겨울에는 자연의 음기(陰氣)를 받아들이기에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체력이 약한 소양인은 여름철보다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고 30분 정도 늦게 일어나 음기를 보충하는 게 좋다. 소양인들은 몸에 화기(火氣)가 많은 데도 불구하고 맥이 약한 경우에는 추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하고, 손발이 차가워 고생을 하기도 한다.
■호흡기가 약한 태음인
태음인은 무더운 여름철에 습기가 많아지면 땀에 젖어 한의원에 나타난다. 이들은 땀 때문에 여러 번 목욕을 하느라 정신적으로 피로함을 느낀다. 비만한 사람이 많은 태음인들은 이 시기가 살을 뺄 수 있는 계기다. 또 몸집이 좋은 태음인 중 평소 몸 안에 습이 많은 사람은 피곤하거나 몸이 별로 좋지 않을 때 수박을 섭취하는 게 좋다.
가을은 호흡기가 약한 태음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계절이다. 이 시기에는 은행이나 도라지·더덕 등을 많이 먹고,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호흡기를 보강해 두는 것이 좋다. 태음인은 공기가 건조해졌을 때 감기에 자주 걸린다. 또 식욕이 왕성해지고 먹을 것이 많은 계절인 가을을 즐기는데 체중 증가에도 신경 써야 할 시기다.
겨울에는 태음인 중 맥이 약하거나 몸이 찬 사람에게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기 쉽다. 특히 고지혈증, 중풍, 당뇨병, 고혈압이 있는 경우에는 소금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여름에 피로한 태양인
태양인은 일반적으로 마음이 넓고 스트레스가 적어 계절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소양인과 마찬가지로 여름철에 열기가 많을 때 정신적 긴장과 피로를 느낄 수 있다. 이 시기에는 해산물류인 굴, 조개, 오징어, 낙지, 문어, 포도, 참외 같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태양인들은 계절의 변화에 둔한 편이므로 겨울에 건강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 시기에 주량을 과신하거나 체력을 과대평가해 무리하다가 병이 들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되 지나친 근력강화보다는 유연성을 키우고 식생활도 담백한 요리를 위주로 하는 것이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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