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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불황이 낳은 ‘제로 성장’..고용대란 부른다

김한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0%대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1일 한국 경제 성장률을 0.7%로 내다본 데 이어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제로성장률을 예상했다.

올해 한국 경제 전망의 전제인 세계 경제 성장률 예측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떨어지고 있어 한국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세계 경기 추락에 두손 든 KDI

보통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국책연구기관은 높고 민간 연구기관은 낮다. KDI가 ‘1%대 성장’이 대세이던 지난해 11월 3.3% 전망을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가 크다. 때문에 이번 0.7% 전망은 충격적이다. 그만큼 실물 경제 침체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KDI 전망대로 0%대 성장을 한다면 우리나라는 1998년 외환위기(-6.9%)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KDI는 이처럼 성장률 전망치를 내리게 된 배경으로 ‘세계 경제의 급속한 추락’을 꼽았다. 세계 경기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이 높은 성장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지난 4∼5년간 세계 경제 성장률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왔다.

수출과 내수 전망 모두 악화됐다. 상품수출 증가율은 당초 5%에서 마이너스 4.5%로 크게 떨어졌고 내수의 핵심인 민간소비는 2.2%에서 0.1%로 내려갔다. 미래 경기를 보여주는 설비투자도 1.9%에서 마이너스 7.7%로 급감했다. 정부의 대대적인 재정지출이 예상되는 건설투자가 2.6%에서 2.7%로 조금 오른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마이너스 성장 우려…‘고용 대란’ 벌어질듯

문제는 새로운 분석이 나올 때마다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시간이 갈수록 하향 조정된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KDI보다 낮은 전망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이미 마이너스가 대세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한국 성장률을 종전 1.8%에서 마이너스 1%로, HSBC는 2.0%에서 마이너스 0.6%, 노무라증권은 1.3%에서 마이너스 2%로 각각 크게 낮췄다.

정부도 목표로 하고 있는 3%대 성장이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배국환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최근 한 강연회에서 “올해 경제가 한국은행(2%) 등 주요기관의 전망보다 더 침체될 수 있다”고 밝힐 정도다.

한양대 하준경 교수는 “세계 주요국들이 위기 대응을 잘 한다면 플러스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마이너스 성장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마이너스 성장은 고용대란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성장률이 2%대 후반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도 2%는 성장해야 고용을 현 수준이나마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대로라면 일자리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된다. 1% 성장에 5만∼6만개의 일자리가 생기는 것을 감안하면 적게는 10만개 이상, 많게는 2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경기 침체에 따른 기업 도산→실업자 양산→가계 파산→기업 도산’의 악순환이 시작된다는 얘기다.

/[email protected] 김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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