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한화 ‘이행보증금’ 법정분쟁 예고
대우조선해양 매각 협상 결렬에 대해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과 우선협상자였던 한화그룹 간 책임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화컨소시엄과 대우조선해양 매각협상이 무산된 것은 전적으로 한화의 책임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날 산은의 간담회가 끝난 뒤 한화그룹은 전 계열사 대표이사 및 경영기획실 임원 등 35명이 모인 가운데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사장단 회의를 개최한 뒤 산은의 적극적인 참여가 저조해 협상이 결렬됐다며 맞받아쳤다.
이행보증금 3000억원을 두고 협상결렬에 따른 책임소재가 양측 간 법정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이어서 책임공방은 더욱 점입가경에 빠져들고 있다.
■M&A기본원칙 고수…한화 측 인수의지 변했다
산업은행 정인성 부행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가 양해각서의 규정과 다른 사항을 요구해 협상이 결렬된 만큼 모든 책임은 한화 측에 있다”며 “한화가 최근 제출한 자금조달 계획서상 인수자금이 매각 대금에 크게 못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한화의 지분 분할 인수 방안은 양해각서의 기본 내용을 준수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공적기관의 공개경쟁 입찰에서 요구되는 공정성과 투명성 원칙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인수합병(M&A)은 또 다음 기회가 기다리고 있는데 기본원칙을 훼손할 수 없다. 원칙이 무너지면 전체 시장이 훼손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며 자금조달 계획이 미흡한 한화와 거래를 하는 것은 대우조선에도 도움이 안 되고 종국에는 내수시장까지 힘들어지지 않나하는 판단이 됐다”고 말했다.
한화 측이 주장한 금융위기로 인해 자금조달이 어려울 때 산은의 적극적 도움의지가 없었다는 것에 대해서도 한화 측의 의지가 변한 것이지 산은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 부행장은 “금융시장이 지금 위기라고 하지만 마비가 오는 그런 사정까지는 아니다. 그 어려움을 어디까지 해결하려고 노력했나를 따져 보면 결론이 나온다”며 “진정으로 성사되기 원하는 쪽은 누구인지를 한 번 생각해 봐야한다. 어렵다기에 좀 더 다른 방법을 찾아보라는 의미로 유예기간을 준 것이다. 특히 자산매각 역시 우리가 팔아 주는데 지금 판 가격이 제 값을 못받게 되면 추가 이익난 부분을 돌려주겠다고까지 했다. 그만큼 한화 측 입장을 많이 배려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화의 귀책사유는 양해각서상 합의된 내용과 다른 주장을 하면서 최종계약 체결을 거부한 것으로 3000억원이 넘는 이행보증금은 양해각서에 따라 몰취해 지분비율대로 자산관리공사와 배분, 기업지원 자금으로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 현실적 대안 산은 거부…이행보증금 돌려줘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금춘수 사장은 이날 전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개최한 자리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무산됨에 따라 계열사별 사업계획을 재조정하고 신사업 진출도 적극 검토해 줄 것을 주문했다.
금 사장은 “그 동안 그룹의 전 임직원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무산에 이르게 됐다”며 “전대미문의 금융위기 하에서 계약 성사를 위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제시했으나 수용되지 못한 점이 아쉽고 급격한 조선경기 위축으로 인수대상 기업의 부실 규모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밀실사 없이 본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무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산은의 적극적인 도움이 없었기 때문에 정확한 실사를 거쳐 부실 여부를 판단할 수 없어 종국에는 협상이 결렬됐다는 점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또 한화 컨소시엄 계열사는 23일 이사회를 개최해 그간의 추진경과를 보고하고 이행보증금 반환 등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화 측은 금융위기로 자금조달 상황이 어려워졌는 데도 산은의 적극적인 도움이 없어 부담을 안고 갈 수 없었기 때문에 귀책사유가 산은 측에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비해 산은 측은 귀책사유가 한화의 적극적인 인수의지 미흡과 현실성 없는 인수조건 변경 등에 있다는 판단이다. 협상결렬로 인한 책임공방이 이행보증금 3000억원의 귀책사유로 이어지면서 양 측의 법정분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해외사업장을 방문 중인 김승연 회장은 금춘수 경영기획실장을 통해 그 동안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범 그룹 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결과적으로 무산된데 대해 큰 아쉬움을 표현했다.
/[email protected] 김주형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