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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정희 작 `인어공주` |
도예작가 손정희(35)는 전래동화를 도예작품으로 풀어내 오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가회동 갤러리 THE K(02-764-1389)에서 ‘깨진 동화展’을 연다.
그는 흙을 빚어 기묘한 인체 형상을 만들고 유약을 바른 후 이를 가마에 세차례 이상 굽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작품을 완성한다. 신데렐라를 비롯해 인어공주, 빨간 두건 소녀 등 동화 속 주인공을 살짝 비틀어 보기한 인물 조각 10점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
작가는 “같은 내용의 이야기가 생활 지역을 막론하고 많은 이들에게 교훈, 감명, 또는 단순한 재미를 준다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기본적인 틀에 짜인 동화는 다양한 시각으로 재해석 할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고 본다”면서 “보편적인 동화 주인공은 수동적이어서 끝없는 인내를 통해서만 구원의 길을 찾는다. 이러한 원형이 역겨웠기에 동화를 나름대로 해석하여 변질시킴으로써 한 여성, 나아가 인간으로서의 다양한 내면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예컨대 인어공주는 육지의 왕자를 사랑하게 되어 모든 것을 희생하고 그에게로 다가간다. 그러나 무심한 왕자의 배신으로 물거품으로 사라져야 한다. 그래서 작가는 소속감의 결여로 육지나 바다 어느 곳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중간에 매달린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육지에서의 삶이 옳지 않다고 느껴 바다로 다시 뛰어들었으나, 육지의 삶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쪽 발목을 잡혀 인어로의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변화가 완성된 발 조차 그물에 걸려 엉킨 모습이다.
동화는 어디까지나 동화다. 꿈과 희망을 갖고 현실에서는 끝없이 도전해야만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전시는 보여준다.
/noja@fnnews.com노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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