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2월 4일 본격 시행 앞둔 자통법 그룹계열 증권사엔 毒?

이장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자통법, 그룹계열 증권사에는 오히려 독(毒) 되나.'

내달 4일 본격 실시되는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이 증권사들에 자산운용업, 선물업 등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물꼬를 터주고 있지만 그룹 계열 증권사들에는 자칫 득보다 실이 많을 전망이다.

자통법에선 기존 증권사들이 영위했던 매매업이나 중개업 등에 더해 집합투자업 등의 자격을 신규로 취득할 경우 자본금 요건 외에도 엄격한 대주주의 자격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수년 새 내로라하는 그룹의 총수들이 줄줄이 법원의 처벌을 받은 상태여서 든든한 버팀목이 돼야 할 그룹이 오히려 신규 사업 진출을 막는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통법에선 대주주가 최근 5년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조세처벌법' 등 금융 관련법령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았을 경우 신규 사업 진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금융업에 대한 그룹 내부의 전략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증권사만 있고 운용사가 없다면 그룹사 자금 등을 운용하기 위한 부서가 필요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기존 증권사 업무에 집합투자업을 추가하려는 움직임이 자통법 시행 이후 상당수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운용사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증권사에 집합투자업무를 추가, 다양한 운용업을 영위하기 위한 전략도 가능할 수 있다.

현재 그룹 계열 증권사 중에서 자산운용사가 없는 곳(예정 포함)은 SK증권과 HMC투자증권, 한화증권 등이다. SK증권은 지난 2004년 8월 미래에셋에 운용사를 매각한 바 있고 한화증권은 조만간 한화투신운용을 계열사인 대한생명에 100% 매각키로 방침을 세운 상태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세 증권사의 그룹 총수가 모두 최근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것.

SK증권은 SK네트웍스(옛 SK글로벌)가 22.4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사실상 대주주인 최태원 회장이 SK글로벌 사태로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은 바 있어 집합투자업무 허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화증권 역시 운용사를 계열사에 넘긴 뒤 집합투자업과 선물업에 새로 뛰어들 계획. 대주주 자격과 관련해 논란이 있지만 신규 업무 진출에는 제약이 없다는 게 금융당국의 해석이다. 계열사에 자산운용사가 없는 HMC투자증권도 최대주주인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및 특수관계인이 대주주 자격과 관련, 신규 허가 취득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외에 운용사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증권과 동부증권 역시 대주주와 관련해 증권사 자체적으로 집합투자업무가 가능한지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지난해 일부 총수들의 사면이 증권사들의 신규 업무 인허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유권해석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는 게 금융위원회측 설명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주주란 최대주주를 포함해 10%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나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를 모두 포함한다"며 "벌금형 이상을 확정받은 총수들이 어떤 법을 위반했는지에 따라 신규 업무 진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승호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