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핵심은 ‘경제위기’
글로벌 경기침체가 갈수록 악화되면서 이에 대한 국가간 책임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보호무역주의가 부활할 조짐마저 감지되면서 전 세계적 무역분쟁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경제위기의 원인으로 미국 등 서방국들의 지나친 이윤 추구를 들며 비난하고 나섰다. 금융기관들의 탐욕과 신용평가사들의 자기 규제 결여가 지금의 금융위기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지 등 주요 외신들의 2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이날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명확히 미국 등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국가들의 부적절한 거시경제 정책과 낮은 저축, 높은 소비 등이 세계 경제위기의 원인이 됐다”며 “이로 인해 중국도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또 “국제 금융기구의 조속한 개혁을 비롯해 경제분야에서의 새로운 국제질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보다 직접적으로 미국을 겨냥했다. 그는 지난해 다보스 포럼에서 미국 대표단이 자국 경제에 자신감을 나타냈던 점을 예로 들며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했던 미국은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차지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푸틴 총리는 “현재의 금융위기를 대처해 나가는 과정에서 특정 국가만이 이득을 보게 된다면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에 대한 국가의 과도한 개입이나 보호무역주의가 각국간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이 같은 보호주의에 대한 우려는 이미 이곳저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의 대대적인 경기부양책과 재정적자가 세계 시장의 유동성을 불안하게 할 것이라고 비난한 바 있으며 중국 원 총리도 미국의 보호주의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최근 세계무역기구(WTO)도 주요국들의 자국 산업에 대한 구제조치들이 공정경쟁을 해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실제로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각국은 잇따라 자국 산업 구제 대책을 내놓음에 따라 보호무역주의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이 금융기관과 자동차산업 지원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쏟아부은 것을 비롯해 스웨덴,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 대부분의 주요 국가들도 자국 경기부양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자국 기업을 외국 기업의 인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국가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며 아르헨티나, 브라질, 인도, 러시아 등은 일부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모색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보호무역주의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분쟁의 불씨는 곳곳에서 피어오르고 있다. 유럽은 미국의 자동차산업 지원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자동차산업에 대한 미 정부의 지원이 큰 어려움에 처한 유럽 자동차업계에 불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미 정부의 보조금 지급은 경쟁을 왜곡시킬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장 클로드 준커 룩셈부르크 총리도 이를 “일방적인 보호주의”라고 비난했다.
미국도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중국에 대해 강세로 전환하고 있다.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조작하고 있다”며 무역 불균형을 문제삼은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의 ‘중국 환율조작’ 발언은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 언론은 가이트너 장관의 발언에 대해 맹반격을 가했다. 신화통신은 “미국이 제기한 환율 논란이 오히려 국제 금융위기를 해결하는 데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는 FT의 27일자 논평을 인용하며 가이트너 장관의 발언이 부당하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아울러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도 28일 넬슨리포트를 인용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가이트너 장관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며 함께 협력해 나가길 바란다는 내용의 전문을 후진타오 국각 주석에게 보냈다고 보도했다.
/[email protected] 채지용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