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인+지면)=북, 대남압박 수위 높이는 배경은(?)

김시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30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 성명을 통해 발표한 남북간 기본합의서 폐기 선언은 근래 가장 높은 수준의 대남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정부는 북한의 후속조치를 예의주시하며 차분하게 대응한다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무력도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남북간 합의의 무효와 남북기본합의서상 북방한계선(NLL) 관련 조항의 폐기를 선언함에 따라 향후 군사도발을 포함한 ‘행동’이 뒤따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치·군사적 대결 상태 해소를 위한 합의내용은 1991년 체결한 남북기본합의서의 제1장 남북화해와 제2장 남북불가침 부분, 그리고 부속합의서에 담겨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에 상호 비방중상의 중단과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연락사무소의 설치·운영, 상호무력불사용,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군사당국간 직통전화 운영, 해상경계선문제 등 남북간 쟁점이 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한 원칙적 합의들의 효력 상실을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이는 곧 북한이 그동안 중단했던 대남 활동 재개를 의미한다. 남북관계 악화의 책임을 이명박 정부에 전가하면서 동시에 대남 책동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이번 성명에서 북핵협상이나 대미관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6자회담·북핵협상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큰 틀에서 남북관계 악화는 북핵협상에 있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을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한반도 긴장감 고조를 통해 미국 오바마 정부에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0년간 유지된 화해와 협력 기조가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악화일로를 걷는 만큼 남북관계 악화를 북미관계와 연계하지 말라는 일종의 시위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북한의 ‘통미봉남’(미국과만 소통하고 남측은 배척) 행보의 연장선상에서 해석되는 대목이다.

실제 북한은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을 계기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방미를 타진하고 리종혁 아태평화위부위원장 등 북측 고위인사들의 방미를 추진하는 등 미국과 ‘직접 소통’에 매달리는 인상을 풍기고 있다.

하지만 남북관계 경색의 원인을 남한정부에 돌리고 남측은 배제하면서 향후 북핵문제 등 북미관계의 직접적 강화를 의도한 북측의 이번 성명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한·미 양국 수뇌부 모두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거듭 확인하고 있는데다 미국이 우리 정부를 배제한 채 대북정책을 추진할 가능성도 현실적으로 크지 않다는 것이다./[email protected]김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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