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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감시체계 ‘구멍’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2.24 22:12

수정 2014.11.07 09:57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의약품 부작용 감시체계에 구멍이 뚫렸다. 최근 안전성 논란이 되고 있는 삼진제약 ‘게보린’과 바이엘코리아의 ‘사리돈에이’ 등에 함유된 진통제 성분으로 인한 부작용 보고 사례가 무더기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특히 식약청은 일부 부작용 보고 건수를 누락시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4일 식약청이 곽정숙 의원(민주노동당)에게 제출한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 자료에 따르면 진통제로 널리 복용되는 게보린과 사리돈에이 등에 함유된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의 부작용 사례 보고(환자 수 기준)가 기존에 알려진 6건 외에 15건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IPA 부작용 보고건수는 총 21건으로 늘었다.



식약청은 지난해 10월 IPA성분과 연관된 부작용 보고 건수가 3건 뿐이라고 밝혔다. 식약청은 이어 같은 해 12월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가 3건의 부작용 보고건수를 추가로 확인하자 이를 인정했다.

하지만 이번에 또다시 15건의 부작용 보고 사례가 새롭게 조사돼 식약청의 감시체계에 허점을 드러냈다. 곽 의원이 추가로 확인된 부작용 보고 가운데 12건은 전국 9개 지역약물감시센터를 통해 수집된 부작용 사례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이중 3건은 당초 회사가 보고한 부작용 가운데 식약청이 누락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식약청 관계자는 “지역약물감시센터를 통해 수집된 자료를 분석한 용역보고서가 1월 10일께 나왔기 때문에 뒤늦게 추가된 것”이라며 “의도적으로 누락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IPA 성분 부작용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확인돼 앞으로 사용제한 결정이 내려질지 주목된다.

특히 이번에 추가로 확인된 12건 가운데 8건은 약물이 원인인 것이 ‘확실시’되고 3건은 ‘거의 확실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곽 의원은 “이번에 확인된 부작용은 총 12명의 환자에게서 부작용을 확인한 것”이라면서 “대부분 원인약물과의 관계가 확실한 것들이다”고 말했다.

반면 식약청은 지난 1월 초 내부 검토결과 IPA 성분이 사용제한 조치를 취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었다.


그러나 의약품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지난달 19일 열린 회의에서 IPA의 안전성에 대해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해 다음달 2일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곽 의원은 “IPA 함유 진통제는 국민들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기 때문에 기술적인 측면만을 고려해 안전성 평가가 이뤄져서는 안된다”면서 “기존에 파악했던 부작용 사례보다 두 배나 많은 부작용 사례가 새롭게 발견된 이상 식약청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곽 의원은 또 “부작용이 있어도 파악이 안 되는 부실한 의약품 부작용 감시 체계로는 국민건강을 지킬 수 없을 것”이라며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의약품 부작용 감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현재 용역사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부작용 감시 업무를 식약청 업무로 흡수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talk@fnnews.com 조성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