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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집값 ‘여의치 않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2.24 22:27

수정 2014.11.07 09:56



“집값요? 거의 오르지 않고 있어요. 주변 집값에 비해 여의도 집값이 상대적으로 고평가돼 있고 상업지역으로 바뀌어도 부지면적의 40%를 기부채납해야 하니…. 상업지역으로 바꿔 재건축해도 1억원 남기기도 어려울 겁니다.”(서울 여의도지역 중개업자)

“거긴 중대형아파트가 많아 현재의 제도로는 재건축이 불가능해요. 소형의무비율 때문에 조합원들이 재건축 후에는 지금보다 집을 줄여가야 할 상황인데다 40%를 기부채납해야 하니 당연히 투자를 꺼리죠.”(재건축 전문가)

서울시가 여의도 일대의 3종 주거지역을 상업지역으로 변경, 초고층 주상복합단지로 개발하고 국제금융지구로 적극 육성하기로 하는 등 여의도 일대 아파트단지에 메가톤급 호재가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여의도 일대 아파트값은 요지부동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의도는 서울시가 한강변 아파트를 상업지역 용도변경 추진하는 것 외에도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통해 여의도 선착장이 들어서는 등 한강 개발의 핵심지로 계속 부각되고 있다. 또 지난달에는 금융위원회가 여의도를 국제금융지구로 지정, ‘아시아의 맨해튼’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같은 겹호재에도 여의도 일대 아파트값은 지난 한 달 동안 고작 5000만원 정도 오르는 데 그쳤다.

강남구 개포동 일대가 같은 기간 최고 2억원까지 뛴 것을 감안하면 집값이 거의 움직이지 않은 것이다. 그나마 오른 가격에서 매수세는 없는 상황이다.

현지 중개업소와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유를 여의도 아파트값이 지나치게 고평가돼 재건축해도 시세차익을 거두기 어렵기 때문으로 지적했다. 또 상업지역으로 바뀌어도 소형의무비율 등 재건축 규제가 여전한데다 여러 단지를 묶어 재건축하면서 재건축 일정도 지연될 가능성이 큰 것도 또 다른 이유로 지적됐다.

■재건축 투자해도 1억원 차익도 버거워

24일 여의도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가 지난달 서울시의 한강변 초고층 개발 발표 직후 30건 정도 거래된 후 현재는 매수세가 뚝 끊겼다. 여의도 롯데캐슬아이비 인근 A중개업소 관계자는 “여의도가 상업지역으로 바뀌고 70층짜리 초고층 개발이 이뤄지면 엄청난 차익을 남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제로는 기부채납 40%를 하고 나면 사업성이 뚝 떨어진다”며 “투자자들도 처음에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해주겠다는 말을 듣고 묻지마 투자에 나섰지만 최근 들어서는 계산기를 두드려보면서 남는 게 없다는 걸 알고 등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3종 주거지역인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가 서울시 계획대로 상업지역으로 바뀌어도 사업성이 안 나오는 이유는 상업지역 용적률을 800%가 아닌 600%로 낮춰 적용하고 기부채납비율도 40%에 달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1년여 동안 주변 집값은 많이 하락한 데 비해 여의도 아파트값은 거의 떨어지지 않은 것도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리는 한 요인이다.

실제로 현지 중개업소와 현재 시세가 7억원 안팎인 D아파트 85㎡(지분 26.5㎡)를 재건축을 통해 얻을 시세차익을 따져본 결과 투자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아파트가 상업지역(용적률 600%)으로 변경될 경우 118㎡를 받을 수 있지만 입주를 위해서는 약 1억9000만원의 추가부담금(철거비+건축비+이주비)을 포함해 9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현재 강남구의 같은 면적대 새 아파트가 1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향후 이 아파트값이 강남권만큼 상승해야 1억원 정도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투자액을 조달하는 데 필요한 금융비용은 포함되지 않아 금융비용까지 합치면 사실상 손해가 날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소형의무비율 등 재건축 규제 그대로

소형의무비율 등 재건축 규제가 이곳에도 예외 없이 적용되는 것도 집값이 오르지 않는 또 하나의 이유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재건축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여의도 지역 재건축단지는 중형대 아파트가 많아 조합원이 거꾸로 아파트 면적을 줄여가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용적률을 높여주더라도 실질용적률(기부채납 후 받는 용적률)은 360%밖에 안 되기 때문에 누가 재건축하면서 집을 줄여가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여의도 일대 아파트 재건축은 목화, 삼부, 장미, 한양 등을 묶어 1구역(3000여가구)과 시범, 삼익, 은하 등을 묶어 2구역(2300여가구)로 나뉘어 개발될 예정이다. 1구역은 전체 3000여가구 중 전용면적 85㎡ 이상이 90%를 넘는다. 2구역도 전체 2300여가구 중 1400여가구가 전용면적 85㎡ 이상으로 구성됐다.

이외에도 재건축을 개별 단지가 아닌 여러 개 단지를 하나로 묶어 통합개발하는 방식도 재건축을 불투명하게 만들어 투자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의도 S아파트 재건축추진위 관계자는 “개별단지에서도 동의를 얻기가 어려웠는데 통합 개발한다면 동의 요건을 갖추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기자

■사진설명=서울 여의도 일대 아파트시장이 국제금융지구 지정과 재건축단지 용도변경 등 최근의 각종 특급호재에도 움직임이 별로 없다.
여의도 일대 집값이 고평가된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