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달러 기근 해소를 위한 대책을 내놨다. 국채와 통화안정채권에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세금을 면제하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인센티브를 통해 한 푼이라도 더 달러를 확보하고 나아가 환율 안정을 꾀하려는 게 목적이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그제 외환시장에 개입을 자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렇다고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데 정부가 손 놓고 모니터링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심각한 달러 기근은 이번이 두번째다. 1차 때는 정부가 미국 연방중앙은행(FRB)과 맺은 통화스와프 협정 덕을 봤다. 이번엔 동유럽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사태를 악화시켰다. 선진국 자본의 철수 러시 속에 ‘셀 코리아’가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는 한국이 집중타를 맞고 있다. 지금 국제 금융시장은 한국 경제를 불안하게 보고 있다. 전 지구 차원의 불황과 보호무역주의 움직임 속에 최대 피해자는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 같은 나라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만만찮은 외채를 짊어진 한국은 외국인들의 눈에 불안한 개도국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정부의 노력은 평가하지만 이 정도론 부족하다. 윤 장관이 말한대로 고환율을 수출증대에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지속적인 경상흑자를 달성하는 전략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달러 가뭄을 해결할 가장 확실하고 즉각적인 해결책은 역시 경상수지 흑자다. 수출 여건이 사상 최악이라는 건 알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다.
차제에 금융·자본시장 자유화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도 필요하다. 동유럽도 그렇고 한국도 그렇고 함부로 시장을 연 후유증이 너무 크다. 외자가 제멋대로 들락날락하지 못하도록 ‘질서’를 잡아야 한다. 오는 4월 런던에서 열릴 제2차 금융정상회의에서는 새로운 국제 금융질서 수립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게 틀림없다. 우리와 같은 신흥경제국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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