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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어떻게”..기업 재무담당 ‘피 말리는 하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2.27 17:43

수정 2014.11.07 09:34



상장사 재무담당자들의 고민이 깊어만 간다.

경기침체 악화와 동유럽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따른 제 2의 금융위기 가능성도 제기되며 또 다시 심각한 자금경색 공포가 되살아 났기 때문.

‘돈줄’이 말라버린 시장에서 어떻게든 자금조달 창구를 확보하기에 안간힘을 쓰는 한편 회사 내 남아있는 현금을 움켜쥔 채 전전긍긍하고 있다.

■자금조달 창구를 넓혀라

27일 상장사들이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정기주총 안건에 따르면 올해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사채 발행 한도를 2배에서 많게는 5배까지 늘리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KCC는 CB 액면총액을 2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늘렸고 신주인수권의 제3자배정 사유에 ‘긴급한 자금조달을 위해 국내외 전문투자자에게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를 추가했다.

계룡건설은 CB와 BW 액면총액을 모두 3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3배 이상 늘렸고 동일산업도 CB와 BW 액면총액을 모두 2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5배 가량 높였다.

태광은 CB와 BW, 이익참가부사채와 교환사채 모두 액면총액 100억원 한도에서 주주 외의 자에게 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했다.

에피밸리는 CB, BW, 이익참가부사채, 교환사채 액면총액을 2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늘렸다. 발행 가능액은 8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증가한 셈이다.

의안이 통과되면 기업은 자금조달 창구를 넓게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주식 희석 위험이 있어 주주들에겐 주의보가 내려졌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선웅 소장은 “자금 경색을 우려한 기업들의 상황이 이해는 가지만 잠재적으로는 주식의 물량부담이 되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에겐 언제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주주 지분 확보 창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소장은 “지난 99년 외환위기 때를 살펴보면 경제위기를 악용해 긴급 자금 조달 목적이라고 밝히며 사실상 대주주 지분을 늘린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면서 “기업은 사채를 발행하기 앞서 주주들에 사업계획이나 자금 조달 목적을 구체적이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금 움켜쥐고 전전 긍긍

투자를 미루고 현금을 머니마켓펀드(MMF)에 맡긴채 역마진에 쩔쩔 매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시장 상황이 한치앞을 바라보기 어렵다보니 신규 사업이나 투자를 보류하고 사업 자금으로 확보해 둔 현금은 굴릴데를 찾지 못해 고민스러워 하는 것.

중견 코스닥 상장업체 A사는 조만간 만기가 돌아오는 7% 고금리의 정기예금에 들어있는 돈 50억원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고민스럽다. 신규 사업에 투자하려던 50억원이 이미 MMF에 들어 있는 채 갈곳을 모르고 있는데 만기가 돌아오는 자금까지 더하면 100억원이라는 큰 돈의 운용방안을 해결할 묘안을 모색중이다. 지난해 고금리 상품이 잇달아 나올때 운용처가 많았으나 지금은 금리가 바닥을 친데다가 펀드에 넣었다가는 원금도 깎일것 같아 마음이 불안하다.


또 다른 상장기업 B사는 2007년말에 비해 2008년 말 기준으로 현금 자산이 40억원 가량 늘어나 70억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딱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해 고민스럽다. 돈을 잃을까 두려워서 선뜻 금융 상품에 맡기지도 못하고 위험은 우선 피해보자면서 최대한 유동성을 확보하는데만 집중하고 있다.


KB투자증권의 변준호 스몰캡파트장은 “글로벌 경기가 불안하다보니 기업들은 현금 확보 자체가 중요한 문제로 다가온다”면서 “지금은 투자 계획을 세우기 보다는 보수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이 훨씬 많은 상황이라 단순히 현금을 묶어둔다는 의미로 MMF에 가입하기도 하고 대출을 갚는 등 위험을 일단 넘어보려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mchan@fnnews.com 한민정 이세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