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만에 투어에 모습을 드러낸 호랑이가 남아공산 고양이에게 물렸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33살 동갑내기이자 세계랭킹 33위인 팀 클라크(남아공)에게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전년도 챔피언인 우즈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마라나의 리츠칼튼GC(파72·7833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WGC 액센츄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850만달러) 32강전에서 PGA투어서 단 한 차례도 우승이 없는 복병 클라크에 2홀을 남기고 4홀차로 완패하므로써 끝내 타이틀 방어에 실패했다.
10번홀(파5)까지 나란히 두 홀씩을 주고받으며 우열을 가리지 못했던 둘 간의 팽팽했던 균형이 클라크 쪽으로 급격히 기울기 시작한 11번홀(파5)부터였다. 네번째 샷만에 간신히 볼을 그린에 올린 뒤 파퍼트에 실패한 우즈가 버디 퍼트를 남겨 놓은 클라크에게 컨시드를 주므로써 클라크가 1홀차로 앞서 나갔다.
우즈는 14번홀(파4)에서 두번째샷이 그린 앞 벙커에 빠지는 위기에서 세번째 샷을 그대로 홀 속으로 떨궈 2홀차로 좁히는 호랑이 본성을 드러내긴 했지만 저항은 거기까지였다. 15번홀(파4)에서 티샷이 아웃오브바운즈(OB)가 나면서 한 홀을 또 다시 내준 우즈는 16번홀(파3)에서도 티샷이 그린을 놓쳐 파세이브에 그친 반면 클라크는 버디를 잡아 결국 황제의 항복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우즈가 이 대회 32강전에서 탈락한 것은 2005년 대회 이후 4년만이다.
우즈의 가장 주된 패배 원인은 거리감이 들쭉날쭉한 아이언샷의 부정확성이었다. 번번이 파온에 실패하면서 버디 기회를 만들지 못했던 것. 우즈는 “매치플레이에서는 버디를 많이 잡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클라크는 안정된 경기를 펼치는 훌륭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우즈는 2주 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WGC 시리즈 두번째 대회인 CA챔피언십에 출전해 명예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우즈에게 승리하면서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된 클라크는 “2년전 이 대회서 우즈와 경기를 펼쳤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면서 “그를 꺾으려면 마음을 비우고 부담없이 쳐야 하는데 내 방식대로 경기를 펼친 게 승리로 이어진 것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클라크는 16강전에서 올 시즌 유럽골프투어 두바이데저트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른 ‘무서운 10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일전을 치른다.
한편 무난하게 16강전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됐던 ‘라이언’ 앤서니 김(24·나이키골프)은 전날 최경주(39·나이키골프)를 패퇴시키고 올라온 세계랭킹 45위 올리버 윌슨(잉글랜드)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8번홀(파5)과 9번홀(파4)을 연속으로 내줘 2홀차로 뒤진 앤서니 김은 13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으며 역전을 노렸지만 14번홀(파4)에서 상대에게 버디를 허용하므로써 1홀을 남기고 2홀차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이로써 이번 대회 우승은 클라크-맥킬로이, 조프 오길비(호주)-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 이안 폴터(영국)-션 오헤어(미국), 피터 한슨(스웨덴)-폴 케이시(영국), 루크 도널드(영국)-어니 엘스(남아공), 필 미켈슨-스튜어트 싱크(이상 미국), 로스 피셔(영국)-짐 퓨릭(미국), 저스틴 레너드(미국)-윌슨의 16강 대결로 압축됐다.
/golf@fnnews.com 정대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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