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매수주체·자신감 ‘상실의 시대’..코스피 1000선 의미 없다

이창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국내외 금융시장을 둘러싼 악재들이 또다시 고개를 들며 코스피지수 1000선이 위태로워졌다.

2일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44.22포인트(4.16%) 내린 1018.81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50포인트 넘게 급락하며 1000선 붕괴를 눈앞에 뒀다.

미국 경기침체와 씨티그룹의 국유화, 동유럽 경제위기 가속화, 국내 기업의 실적 악화 등 겹겹이 쌓인 악재들이 불안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되며 유동자금들도 증시를 이탈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국내외 악재로 당분간 1000선 붕괴 가능성이 높은 만큼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내외 악재에 투자심리 ‘냉각’

증시 주변 자금들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급격히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거래량은 4억925만주로 지난달 3일 월 저점인 3억4760만주보다 많았다. 지난달 25일에는 7억3524만주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거래대금은 3조2954억원으로 2월 저점(3조5958억원) 수준보다도 적었다.

고객예탁금은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7거래일 연속 감소, 10조3015억원을 기록했다. 개인들이 연일 주식 매수에 나서며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객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 놓은 돈으로 앞으로 주식에 재투자될 대기자금이다.

현대증권 유수민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이 주춤하는 등 매수주체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유일한 매수주체로 부각되고 있다”며 “개인의 매매비중이 늘며 거래량은 늘었지만 싼 주식 위주로 단타매매에 집중해 거래대금이 감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최재식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뚜렷한 매수주체와 모멘텀, 주도주가 없는 한편 환율 급등으로 흔들리고 있다”며 “이는 시장이 방향성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했음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1000선 붕괴 초읽기”

국내외 악재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워 국내 증시는 당분간 불안한 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증권사들도 1000선 지지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한 상태다. 올 들어 1200선까지 올라갔던 지수가 1000선 붕괴를 불과 20포인트도 남겨놓지 않자 1000선 방어 주장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김승한 연구위원은 “금융부분이 실물과 같이 어려워지며 신흥시장의 리스크가 더 커지고 있어 환율도 마켓리스크를 반영하고 있다”며 “1000이라는 숫자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징적 의미의 1000선을 지키기 힘들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화증권 정영훈 리서치센터장은 “원·달러 환율이 예상보다 많이 올라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주식시장이 대내외 악재로 1000선을 밑돌 수도 있지만 금융시장 환경이 지난해 4·4분기보다는 안정됐기 때문에 1000선 밑에서 오래 머물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반면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연구원은 1000선을 이탈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높은 변동성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3월 국내 위기설의 현실화 가능성이 낮고 중국 모멘텀과 국내 펀더멘털의 상대적 강점이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 여지가 높다”고 설명했다.

지수가 1000 이하로 내려가더라도 이는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지적도 나왔다.

유진투자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1000선이 무너지면 전기전자(IT)주 등 낙폭이 컸던 대형 우량주의 매수시점을 탐색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조언했다.

/[email protected]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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