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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로봇기반 원격수업 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13 20:11

수정 2009.03.13 20:11



서울 개봉동에 사는 주부 이모씨(39)는 최근 자녀가 다니는 유치원을 방문했다가 깜짝 놀랐다. 유치원 교사는 뒤에서 멀찌감치 아이들만 지켜보고 있고, 작은 로봇 1대가 교사를 대신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 이 로봇은 원어민 발음으로 영어단어를 말하더니 다양한 감정표현으로 수업을 유도했다.

이씨는 “1시간 이상 지켜보면서 나도 모르게 로봇의 강의에 빠져들었다”면서 “딱딱할 것만 같았던 교육이 오히려 로봇때문에 부드러워지고 집중력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e-러닝을 넘어 R-러닝 열풍이 불고 있다.

R-러닝이란 통신로봇이 인터넷과 접속하고 모니터에 교사가 나와 교육을 하는 로봇 기반 원격 수업을 지칭한다.

최근 유아교육기관, 전시관, 학교 등지에 보급이 확대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교육기관은 원어민 강사 등을 줄이며 인건비 부담에서 벗어나고, 강사와 학생은 오프라인의 학습효과를 그대로 구현함으로써 학습 만족도가 높아지며 각광받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능형 로봇기업 유진로봇이 지난해 10월 선보인 유아교육로봇 ‘아이로비Q(iRobi Q)’는 출시 3개월 만에 국내외 약 50여 곳의 유아교육기관에 공급됐다. 서울, 경기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의 유치원과 유아교육 관련기관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반응이 좋자 이 회사는 전국 대리점 확대를 위해 오는 25일 사업설명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판매율은 80% 정도로 유아교육기관, 전시관, 학교 및 연구기관 등에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로봇기반의 R-러닝 학습에 대해 유아들의 학습효과는 물론 학부모들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아이로비는 로봇과 정보기술(IT)을 융합, 언제 어디서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네트워크형 로봇으로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한다. 내비게이션 자율이동과 로봇과의 대화, 터치감지 및 반응 등의 로봇기능도 갖고 있다.

R-러닝에 있어 이같은 로봇들은 서비스는 다양화되고 있다. 주제학습, 영어교육, 자율활동 시간에 활용하는 놀이동산 서비스, 출석체크와 학습자료 저장, 교사보조 서비스뿐만 아니라 자유롭게 강의실 내부를 돌아다니고 학생들의 반응을 살피면서 수업도 진행한다.

영어교육업체 확인영어사는 지난해 전국 자기주도학습관(FCL센터)을 통해 영어교육용 로봇 ‘바니(VANI)’를 활용하고 있다. 듣기와 말하기뿐만 아니라 로봇 상반신 모니터에 탑재된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읽기와 쓰기 영역을 고르게 학습할 수 있는 것.

외국에 있는 원어민 강사가 원격으로 FCL센터내에 상시 대기하고 있는 ‘바니’를 조정해 학생들에게 질문이나 퀴즈를 제공해 생각을 표현하는 기회를 준다.
실시간으로 모니터가 가능해 초등학생들에게는 스스로 흥미를 느끼고 수업에 집중력 있도록 도와준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유진로봇 이호진 부장은 “어린이들은 로봇과 상호작용하면서 학습을 하고 교사들은 로봇의 도움으로 좀 더 효율적인 원아관리를 할 수 있는 등 R-러닝 시대가 급속도록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why@fnnews.com 이재설기자

■사진설명=13일 경기 일산 화정에 위치한 확인영어사 자기주도학습관에서 영어로봇 바니로 학생들이 학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