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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주거단지에 아파트형 공장 웬말”

김명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15 16:48

수정 2009.03.15 16:48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 주변에 아파트형 공장이 줄줄이 들어서고 있어 뚝섬 일대를 ‘명품 주거 단지로 조성한다’는 서울시의 도시 정책 방침을 무색케 하고 있다. 이곳에 들어서는 아파트형 공장은 첨단 무공해 업종이어서 직접적인 환경 오염 등의 우려는 없지만 아파트형 공장 입지에 따른 교통난 가중 등 주거환경은 악화될 수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15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서울 숲 힐스테이트’ 등이 들어서는 성수동 2가 일대에 아파트형 공장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 일대에서 지난해 이후 건설 중인 아파트형 공장만 5곳에 이른다. 한신공영의 아크벤처타워와 코오롱건설의 기아자동차, 일신공영의 일신휴빅스, 한라건설의 한라시그마밸리, 코오롱디지털타워 2차 등이다.

이들 공장 건설회사는 분양 판촉물에서 ‘서울숲과 교통의 장점을 모두 누릴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어 서울숲을 서울의 새로운 허파로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계획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성수동2가 건영아파트에 거주하는 서모씨(52)는 “1997년 한강 조망과 서울 숲 조성이라는 메리트 때문에 이곳으로 이사를 왔는 데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되면서 공사 현장에서 날리는 먼지로 숨이 막힌다”면서 “아무리 첨단공장이라고 해도 아파트형 공장이 들어서면 주거환경이 나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씨는 이에 따라 다른 곳으로 다시 이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인지 최근 착공한 코오롱디지털타워2차 아파트형 공장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위치한 서울숲 힐스테이트는 입주를 한 달여 앞두고 있지만 중대형의 분양권 값이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이 아파트 117㎡(분양가 6억9000만원)는 분양권 값이 현재 6억원에서 7억 사이다.
151㎡(분양가 11억원)는 현재 9억8000만원에도 매물이 나와 있다.

성수동 1가 S공인 관계자는 “이마트 본사 입지로 인해 조망권이 크게 훼손된 데다 지난해 말 분양에 들어간 아파트형 공장들이 공사에 들어가면서 생활 환경도 크게 악화됐다”면서 “공사장 먼지로 인해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불만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파트형 공장 분양대행사의 한 관계자는 “성수동에 들어서는 아파트형 공장은 통상 ‘공장’하면 떠오르는 ‘굴뚝산업’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지식기반서비스나 정보통신업체 등으로 구성돼 향후 서울 강남을 대체하는 복합 도시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mjkim@fnnews.com 김명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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