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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월한 체감성과 현장감, 이벤트 대회, 주기적인 코스 업데이트와 기능 업그레이드 등으로 국내 스크린 골프 점유율 1위에 올라있는 골프존의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 |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 사는 회사원 이모씨(43)는 작년 10월에 입문한 스크린골프 때문에 생활패턴이 달라졌다. 섬유회사 영업사원인 그는 거래처 직원들과 잦았던 술자리가 근래 들어 줄어든 대신 스크린골프방에서 만나는 일이 부쩍 늘어났다는 것. 따라서 비용은 줄어들고 건강과 골프실력은 부쩍 늘어나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스크린골프 예찬으로 입에 침이 마를 정도다.
1990년대 말 외국기업에 의해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다가 2000년 초에 국내 한 벤처기업에 의해 순수 국내기술로 전 시스템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한 스크린골프가 연습장 모드에서 골프방 모드로 전환해 보급화되기 시작한 것은 2005년, 급속도로 확산된 것은 그로부터 1년 뒤인 2006년이다. 3년여를 거치면서 스크린골프 시장은 당사자인 제조사들마저 깜짝 놀랄 정도로 비약적 신장을 했다. 제조업체만도 약 20여개로 늘어났고 연간 매출 규모는 1500억원, 연간 소비자 매출(이용료)은 4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최상의 연습효과가 가장 큰 메리트
스크린골프에 대한 비판이 없는 건 아니다. 이는 샷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에 로 핸디캡퍼들 사이에서 높다. 하지만 그보다는 그것이 갖는 기능적 측면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스크린골프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연습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데 있다. 인공위성 사진 촬영을 통해 실제 골프장을 그대로 실내로 옮겨 놓은 것과 같아 드라이빙 레이지와 달리 구질의 변화를 살펴 가면서 스윙할 수 있어 적절한 코스매니지먼트가 가능하다. 특히 쇼트 게임의 경우 토핑, 생크 등과 같은 미스샷을 정확히 잡아내기 때문에 정교한 샷감을 익힐 수 있다.
자신의 스윙 모습을 화면을 통해 다시 볼 수 있어 혼자서도 스윙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도 스크린골프만의 메리트다. 특히 현재 시장 점유율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골프존은 인터넷 회원으로 가입하면 스윙 동영상을 인터넷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라운드 후 기록 보기로 들어가 자신의 드라이버 페어웨이 안착률, 아이언의 그린 적중률, 총 퍼트수 등 자신의 기록을 꼼꼼히 살필 수도 있다. 국내 명문 코스는 물론 미국의 페블비치골프링크스 등 해외 유명 코스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기후나 계절적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채 야간에도 라운드할 수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스크린골프만의 매력이다. 필드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도 장점인데 스크린골프 라운드 비용은 18홀 기준 1만5000∼2만원이다.
■매너와 에티켓을 위한 매뉴얼 마련 시급
물론 보완해야 할 부분도 없지는 않다. 제조사별로 약간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시뮬레이션이 갖는 한계라는 점에서 여전히 기술적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토핑이 났을 경우 간혹 터무니없는 비거리가 나온다거나 급경사의 낭떠러지에서 볼이 멈춰 서는 것, 웨지샷의 경우 임팩트 이후 센서가 클럽 헤드 움직임을 볼 움직임으로 인지한 나머지 심한 생크가 나는 것 등은 보완해야 할 대표적 기술적 결함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건전한 골프 문화 정착에 역행하는 요소를 사전에 없애는 잠금장치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견해다. 스크린골프가 보급되면서 골프를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만연해졌기 때문이다. 우선 그것부터 바로잡는 작업에 모든 제조사들이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인도어에서 3개월가량 연습한 뒤 필드 대신 스크린골프장에서 머리를 얹는 이른바 ‘스크린 싱글’들이 양산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 골프룰은 고사하고 매너와 에티켓을 기대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다. 이와 관련한 기본적 교육 매뉴얼을 갖춘 스크린골프 기종이 아직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룰 적용에도 문제가 있다. 예를 들면 무벌타 드롭인 경우 그 적용 기준이 들쭉날쭉하다. 소프트웨어 개발과정 단계에서부터 프로골퍼 등과 같은 골프 전문가들의 조언이나 감수 없이 작업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오류인 지도 모른다.
주류 판매, 내기, 여성 접대부 고용 등과 같은 반사회적, 반골프문화적 행태도 시정되어야 할 부분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약 3000여개 골프방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불법영업을 하는 골프방은 전체의 0.5% 정도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 중 여성 접대부 고용은 스포츠 실내 연습장 면허가 아닌 유흥 주점 면허 업소에서 스크린골프를 비치해 대고객 서비스 일환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게 제조사들의 전언.
이에 대해 골프존의 이동훈 부장은 “우리 회사의 경우 불법 영업이 예상되는 곳에 대해서는 제품 판매를 일체 불허하거나 불법 영업을 하는 매장에 대해서는 서비스 차단이라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건전한 스크린 골프 문화를 위한 지속적인 캠페인 활동, 가족 대회 및 동호회 대회 등을 통한 문화 스포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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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찬 골프존 대표이사 |
“향후 골프는 필드 골프가 아닌 시뮬레이션(스크린) 골프가 주류를 이루게 될 것이다.”
국내 스크린골프 시장 점유율 부동의 1위에 랭크된 골프존 김영찬 대표의 확신에 찬 어조다. 김 사장이 골프 시뮬레이터를 개발하고 그것을 사업 모델로 정착시킨 결정적 계기는 자신이 골프를 하면서 느꼈던 연습장과 필드 중간 단계인 연습장치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부터다. 정보통신업 분야에서 20년간 근무한 경험이 바탕이 되었다. 지난해 ‘1000억원 클럽’에 가입할 정도로 비약적 신장세를 보인 골프존은 ‘새로운 즐거움과 유익함 창출’이라는 슬로건 하에 이른바 ‘골프존 문화’를 창조해 냈다.
골프존이 여타 스크린골프 브랜드와 차별화 되는 것은 탁월한 체감성과 현장감, 네트워크가 구축된 문화 공간(여러 가지 대회, 이벤트 등), 주기적인 코스 업데이트와 기능 업그레이드, 그리고 신속·정확한 애프터서비스(AS) 체제라고 말하는 김 사장의 다음 목표는 1억달러 이상 수출이다. 이를 위해 현재 세계 21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규모를 보다 확대해 일본, 중국, 유럽, 미국 등지에 해외 현지 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금년 말 완료 예정으로 필드에서 라운드 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기술 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는 김 사장은 “머지 않은 장래에 전 세계 공항에 골프존 시뮬레이터가 설치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golf@fnnews.com 정대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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