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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 보고 병 진단’ 디지털 설진기 개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26 22:34

수정 2009.03.26 22:34



사람의 혀를 디지털 영상으로 촬영해 병증을 판별해 주는 한방의료기기가 개발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 김종열 박사팀은 혀의 색깔과 설태(혀에 낀 하얀 이물질) 등의 분포를 인식해 환자의 병증을 객관적으로 판별할 수 있는 ‘디지털 설진기’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장비는 디지털카메라가 장착된 인체공학적 인식장치를 통해 혀의 상태를 촬영한 뒤 환자 자신이 모니터를 살펴보면서 자신의 병증을 판단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한의학에서 혀의 상태는 우리 몸의 각 부위와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고 알려져있다. 혀의 중심부분은 비위(소화기관과 관계), 양 옆은 간신(간하고 신장), 끝부분은 심폐(심장과 폐)의 건강 상태를 각각 반영한다.



또 혀에 끼는 설태의 색깔도 건강상태에 따라 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몸이 뜨겁다는 것을 의미하는 황태는 신체 기관의 기능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생긴다. 백태는 몸이 차다는 의미로 기능이 저하됐다는 것을 보여 준다. 또 회태나 흑태는 우리 몸의 기운이 말라 있는 심각한 상태를 보여 준다.

디지털 설진기는 촬영된 혀의 상태를 부위별로 분할한 뒤 설태와 설질(설태가 끼지 않은 부위)의 색깔이나 표면 상태 등의 특징을 잡아내 병증을 인공지능 방식으로 판독해 준다.
특히 한의사가 진단할 때 빛 등 외부 영향으로 오진할 수 있는 소지를 막아줄 수 있다.

연구팀은 디지털 설진기를 통한 설태 판정의 정확도가 80% 정도며 현재 소화기나 폐 관련 질환 진단 효과를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열 박사는 “한의원이나 공공 보건기관 등에서 혀의 상태를 통해 환자의 정확한 건강상태나 질환을 균일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 좀 더 정확도를 높이고 사용자가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U-헬스 기반의 진단기기 등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