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의 빛의 탐닉, 마술 같은 그림들
짙은 어둠이 내린 검은 화면에 한줄기 빛이 생명처럼 뿜어져 나온다. 기나긴 밤의 어두움이 걷히고 막 새벽의 여명이 움트는 순간이다. 밤과 새벽의 경계를 빛으로 절묘하게 포착한 ‘빛의 마술사’ 김성호(47)의 그림이다.
작가 김성호는 마치 마술사인 듯 빛을 자유자재로 다룬다. 그의 그림 어디에든 밝고 환한 불빛이 존재한다.
우리 주변의 일상적 풍경을 소재로 한 야경과 새벽풍경을 담아온 김성호의 개인전이 4월 1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02-734-0458)에서 열린다. 빛에 대한 드라마틱한 해석과 대범한 화면 구성, 분방한 듯 하면서도 절제의 감각적인 필치를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스물한번 째 열리는 개인전으로, 그만큼 컬렉터들의 사랑을 많이 받아왔다는 증거다.
도시의 야경, 안개나 비오는 날의 도로풍경, 미명의 바닷가 풍경 등은 사실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그러나 작가는 이 같은 사소한 풍경들을 놓치지 않고 보다 밀도 높은 서정성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특히 대상의 형체를 해체시키지 않고 빛의 마술을 통해 단박에 관람객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김성호는 “제 그림의 주제는 먼 곳이 아닌 일상에서 출발합니다. 제 그림을 통해 우리가 살아오면서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감성과 서정, 이야기가 일깨워지기를 바랍니다. 예술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일상 속에 같이 숨 쉬고 공존하는 것임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는 남한산성에서 내려다본 새벽 풍경을 비롯해 어둠을 뚫고 달리는 버스를 감성적으로 표현한 작품과 비오는 날의 도심 풍경 등 25점이 내걸린다.
/noja@fnnews.com노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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