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공기업

[새만금 사업단지 르포] “저 바다 메워 베네치아처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31 18:05

수정 2009.03.31 18:05



【군산=윤경현기자】지난달 27일 전북 군산에는 봄을 시샘하는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군산 시내에서 전주∼군산 산업도로를 따라 20여분을 가니 왼쪽 차창 밖으로 푸른 서해가 보였다. ‘바다다’라는 말이 튀어나오려는 순간 “이제는 바다가 아닙니다. 앞으로 저곳을 메워 산업단지를 만들 겁니다”는 농어촌공사 관계자의 설명이 들려왔다.

잠시 후 군산 자동차엑스포전시관 광장에서 새만금 산업단지 기공식이 열렸다.

지난 1991년 이후 환경문제를 둘러싼 찬반 논란과 사업 중단 등 우여곡절을 겪은 지 18년6개월 만에 바다를 ‘육지’로 만드는 새만금 사업의 내부공사가 드디어 막을 올린 것이다.

새만금 산업단지 면적은 18.7㎢로 군산경제자유구역 내 4호 방조제 동쪽에 자리잡았다. 새만금사업으로 조성되는 전체 면적(401㎢)의 4.7%에 불과하지만 서울 여의도 면적의 7배나 된다.

세부적인 이용계획에 따르면 생산 공간이 7.97㎢로 가장 넓고 생산지원 1.85㎢, 연구개발(R&D) 및 신재생 2.15㎢, 공공시설 2.36㎢, 공원녹지 4.37㎢ 등이다.

새만금 산업단지의 특징은 해양형 워터프런트로 설계돼 있다는 점이다. 여타 산업단지가 바둑판처럼 격자형인 것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모양이다. 내부에 R&D 기능과 국제업무 기능을 포함하는 복합형 산업단지로 조성된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또 산업단지 안에 상업 및 복합 용지를 조성해 거주공간도 제공한다. 직장과 주거지를 동일 생활권에 배치함으로써 기존 산업단지의 취약점인 야간 공동화를 막겠다는 것이다.

사업 시행자인 농어촌공사 홍문표 사장은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처럼 독특한 설계와 다양한 공간배치로 외국인투자가에게 다가가기 위해 설계를 차별화했다”면서 “4개 단지 사이에 폭 60∼100m, 깊이 3m의 수로를 건설, 300t 정도의 배가 다닐 수 있도록 해 물류에 이용하고 수상스키 등 레저를 위한 공간과 수상택시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새만금 산업단지의 직접적인 경제 효과는 엄청나 28조5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9만명의 상시고용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일자리 창출 효과 등은 ‘보너스’로 여길 정도다.

홍 사장은 “올해에만 493억원을 투자, 818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등 2018년 건설을 끝낼 때까지 총 1조9437억원을 들여 4100억원의 경기부양 효과와 함께 3만20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항과 군산공항, 서해안고속도로 등 기존의 산업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군장국가산업단지와 연계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커 국제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농어촌공사는 오는 9월 환경영향평가에 이어 10월에는 실시계획 승인 신청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빠른 완공을 위해 구역을 나눠 공사를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선분양을 추진할 계획이다. 분양가는 산업단지를 매립하는 데 들어갈 8800만t이 넘는 매립토를 얼마나 저렴하게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홍 사장은 “국제적인 산업단지에 걸맞게 최소한 4∼5개국의 기업들을 유치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분양가는 너무 싸도 안되겠지만 주변보다 비싸지는 않는 수준에서 결정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새만금 산업단지에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자세다. 이명박 대통령이 ‘미래를 열어갈 국책사업인 만큼 계획보다 10년 앞당겨 완공하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를 비롯해 농림수산식품부, 전라북도 등 관계기관의 행정절차가 원스톱 체제로 바뀌고 있는 점이 이 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사업 시행자로 확정된 뒤 매립공사에 착수하기까지 당초에는 2∼3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불과 6개월 만에 착공하게 된 것도 정부가 전폭적으로 도와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blue73@fnnews.com

■사진설명=새만금 산업단지가 들어설 군산경제자유구역 내 4호 방조제 동쪽에 산업단지가 들어설 구역임을 알리는 빨간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사진=윤경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