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지 與 비정규직법안 2년? 4년? 혼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4.14 15:37

수정 2009.04.14 16:01


여권의 비정규직 법안 항로가 ‘갈짓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권은 당초 오는 7월부터 예상되는 대량 해고사태를 막기 위해 기간제 근로자의 근무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정부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노동계를 중심으로 반발 강도가 세지면서 법안 반대 움직임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여권은 이미 당정협의를 거쳐 이달 1일 제출된 정부안을 통째로 반대한다는 입장으로 급선회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당정협의를 거친 정부안을 반대하는 것도 모자라 이젠 법 시행 유예기간을 놓고 내부 이견이 노출되고 있는 것.

홍준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기존 비정규직법안의 적용 시기를 전대미문의 위기상황인 현 경제여건을 감안, 4년 정도 유예하자는 입장이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려면 중소기업들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시스템 변환과 경영여건이 호전되기까지 물리적 시간을 감안해줘야 하기 때문에 4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14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정책의총에서도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용기간을 4년 유예하자는 게 대세였다”면서 “하지만 4년 유예한다고 해서 정규직 전환을 막는 게 아니며 정규직 전환시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본 21 등 당내 소장·개혁파 그룹의 의견은 4년은 너무 길고 ‘2년’이 적당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민본 21 소속이자 당 4정조위 부위원장인 김성태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서 “시행유예기간은 2년이 적당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비정규직법의 개정 논란 때문에 지금 우리 고용시장에서는 사실상 엄청난 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중소기업들이 정규직 전환에 따른 노력을 한다면 4대 사회보험료 지원, 고용안정지원유지지원 등 법·제도적 인센티브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 안대로 4년으로 고용기간을 늘릴 경우 국내 근로자 평균 근속연수가 4.8년 정도임을 감안, 상당수 기업들이 정규직을 거의 뽑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계는 정부안의 즉각적인 폐기 조치와 함께 기존의 근로기준법이나 노동관계법 등을 통해서 비정규직에 대한 근로 사용 조건을 제한하는 쪽으로 정부 정책이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권의 시행시기 유예 자체가 언제든지 기업이 유예 기간중 비정규직을 해고할 수 있는데다 기업에게 정규직 전환을 법으로 강제할 수 있는 수단도 전무한 상태에서 시행 유예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다.


한편, 민주당 등 야권은 여권의 갈짓자 행보와 관련해 노동계와 협의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여권내부에서 일정기간 시행 유예 기간을 놓고 내부 혼선을 빚다가 어느 시점에 가서 ‘경제살리기 법안’으로 규정한 뒤 일방 처리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haeneni@fnnews.com정인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