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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편집 책임” 대법 판결,포털 “지나친 짐..충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4.16 22:53

수정 2009.04.16 22:53



포털사이트가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기사와 댓글을 방치했을 경우 책임을 져야 한다는 16일 대법원 판결은 포털의 의무 요건을 명확히 규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포털이 직접적인 취재 기능은 없지만 막강한 편집권을 행사하는 만큼 신문·방송과 같은 언론매체로 봐야 한다는 첫 판례를 남겼다.

그러나 포털사들은 대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6일 대법원에 따르면 네티즌들은 뉴스를 비롯한 대부분 정보를 인터넷 종합 정보서비스를 통해 얻을 수 있을 정도로 포털에 의존적이다. 더구나 포털은 언론사들로부터 공급받은 기사를 정치·사회·연예 등 분야별로 분류, 나름의 취사선택을 통해 중요도에 따라 배치하는 편집권과 강한 전파력을 가진 언론이라는 것이다.



대법원의 이날 판결 요지는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에 대해 당사자에게 삭제·차단 요청을 받은 경우가 아니라도 그 존재를 인식했고 기술적·경제적 관리·통제가 가능하면 이를 삭제하고 유사한 내용이 내걸리지 않게 처리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법원은 “포털이 선별 게재한 기사는 언론사와 별도로 법적 책임이 있음이 명확하다”며 “따라서 신중하게 기사를 게재하거나 선별을 피하고 검색 기능만을 제공하는 등 방법으로 포털의 운영 전환이 예상된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와 함께 기사 댓글의 경우 포털의 특수성을 고려, 피해자 보호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필요성을 함께 참작해야 한다고 봤다.

포털은 익명을 이용, 타인의 법익을 침해할 표현물이 쉽게 게시될 수 있고 광범위하게 전파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타인 법익을 보호할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포털이 이같은 위험원을 창출, 관리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는 것은 위험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봐야 하고 따라서 적절히 관리해야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표현물을 지나치게 간섭할 경우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포털의 관리책임은 △명백한 불법성 △타인 법익 침해 △관리 가능성 등 일정한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포털사이트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검색어 순위, 또는 메인화면에 오르는 등 주요기사의 경우 감시 및 삭제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기사별 내용의 명예훼손 및 프라이버시 침해 여부를 일일이 확인, 삭제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지나친 짐을 지우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기사에 대한 구체적이거나 명시적인 삭제요청이 없었는데도 책임을 부담토록 해 앞으로 명예훼손 기준이 어디까지인지도 포털이 판단하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사 배치가 편집권이라고 판결난 이상 분란의 소지가 되는 기사는 소극적으로 배치할 가능성이 높고 이럴 경우 포털사이트 선에서 언론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백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