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의 현 실세인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차기 실세로 여겨지는 이재오 전 의원의 17일 조찬회동이 무산됐다.
박 대표와 이 전 의원은 당초 이날 오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식사를 겸한 회동을 가질 예정이었다.
서울 은평을 당협위원장인 이 전 의원이 10개월간의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만큼 당 대표에게 귀국 인사를 하기 위한 첫 만남이었다.
그러나 회동 날짜가 이번 주초 언론에 공개된 이후 양측은 매일 같이 기자들의 취재에 시달려야 했다. 실제로 이 전 의원의 ‘정치재개’를 점치는 전망기사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상황이 예기치 못한 쪽으로 흐르자 회동 전날인 16일 밤 11시께 박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회동 연기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의원의 측근인 진수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와 만나 “두 분이 별 뜻 없이 식사 한번 하기로 했는데 기자들에게 너무 시달리고 또 확대 해석, 억측이 난무할까봐 만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안경률 사무총장도 “이 전 의원의 정치재개로 비춰질 우려가 있어 두 분이 상의해서 이날 만남을 취소했다”면서 “이 전 의원이 조용히 지내기로 했으니까 거기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그러나 “선거가 끝난 후에 뵙겠다”고 박 대표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현·차기 실세 회동은 일단 재보선 이후로 미뤄졌다.
이날 회동 무산에 대한 방점은 차기 실세에 있다. 이 전 의원이 자신에게 쏠린 언론의 관심에 부담을 느낀 탓이다.
이 전 의원은 일찍이 재·보궐 선거 기간 동안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낮은 포복’ 행보를 천명한 바 있다. 이 전 의원은 같은 이유로 일부 대학교의 특강 일정도 취소하거나 5월 이후로 미뤘다.
그러나 5월에는 당원협의회 위원장 선임 문제와 차기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 선출 문제 등이 겹쳐 있는 만큼 적절한 회동시기를 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jschoi@fnnews.com 최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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