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를 사고 팔 때 적정가격을 산정하는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서종렬 KT 미디어 본부장(51·사진)은 최근 서울 여의도 KT 미디어센터에서 기자와 만나 채널 수급에 관한 애로를 토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콘텐츠 수급은 돈이 많이 들어 참으로 어렵다. 국내외 콘텐츠를 사서 공급하려고 해도 적정 기준가가 없으니 가격만 높아지고 이런 식이면 IPTV사업자가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불만스러워 했다.
KT는 ‘실시간 인터넷TV(IPTV)’를 지난해 11월 가장 먼저 상용화했다.
“KT가 지금까지 IPTV사업을 위해 셋톱박스, 콘텐츠 등 선투자한게 8000억원 입니다. 앞으로 2013년까지 1조원 이상을 더 투자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난해 3000억원 적자를 냈고 올해도 2700억원 정도 적자가 날 판입니다. 2013년이 돼야 흑자로 돌아서니 수익이 나는데 딱 10년이 걸리는 셈 입니다. 이건 ‘윈윈’하는 구조가 아니죠.”
서 본부장은 이석채 KT 회장이 뽑은 인물. 이명박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일했던 서 본부장에게 현안이 많은 IPTV사업을 맡긴 것이다. KT 미디어본부장은 지난 2007년 이후 세차례나 사람이 바뀔 정도로 외풍을 타는 자리다. 그만큼 지켜보는 눈도 많아 부담도 크다.
서 본부장은 IPTV 사업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이 돼선 미디어, 콘텐츠산업에 불행한 일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콘텐츠 동등접근’을 유독 강조했다. 이를 통해 콘텐츠, 지상파, 케이블TV 등 미디어시장 전체가 윈윈하자는 것이다.
“콘텐츠는 플랫폼 차별없이 동등하게 접근해 공정하게 가야 합니다. 그게 제일 중요하죠. 프로그램제공사업자(PP)들이 콘텐츠를 만들어놓고 케이블TV도 주고 IPTV에도 줘야 이익인데 케이블TV의 눈치를 보고 있으니 안될 일이죠.”
KT는 IPTV사업 초기, 의욕이 앞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특히 채널 수급을 너무 서둘렀다. 서 본부장은 “IPTV 상용화에 쫓기는 분위기에서 합리적인 콘텐츠가격을 설정하는데 미흡했다”고 인정했다.
이같은 과정을 겪으면서 이젠 채널수급에 신중해졌다. 서 본부장은 “다른곳 처럼 채널을 허겁지겁 넣으면 나중에 빼지도 못하고 어렵다”고 했다. KT는 현재 53개 채널을 내보내고 있다. 오는 6월말까지 60개, 연말까지 80개 채널을 확보키로 했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4∼5개월 늦어지는 일정이다.
초반 고전을 하고 있지만 IPTV는 가능성이 많은 사업이다. 서 본부장은 특히 광고, T-커머스(TV를 통한 상거래), 양방향서비스 등에 주목한다. 그는 “유료 주문형비디오(VOD) 채널을 비롯, VOD 방영전에 나가는 광고, 콘텐츠 연동형 광고 등에서 수익이 조금씩 나고 있다”며 “교육 IPTV, 양방향서비스, 폐쇄이용자그룹(CUG) 등을 통해 가입자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오는 2011년 300만 가입자를 확보, 2013년에 이익을 낸다는 목표다.
/skjung@fnnews.com 정상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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