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초보엄마 손목 ‘드 쾨르뱅 병’ 조심하세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5.01 17:33

수정 2009.05.01 17:33



5개월 된 아이를 둔 20대 후반 이모씨는 얼마 전 모유 수유를 하려고 아이를 안았을 때 갑자기 손목 통증을 느꼈다. 처음에는 피로해서 그런가 보다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통증은 점점 심해지고, 물건을 쥐거나 잡을 때, 빨래를 할 때 등 사소한 가사 일을 할 때도 통증이 느껴진다. 병원을 찾은 이씨는 ‘드 쾨르뱅 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엄지 쪽 손목의 찌릿한 통증

드 쾨르뱅 병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손목’ 부위에 발생하는 병이다.

그 중에서도 엄지 쪽 힘줄들이 자극되거나 부어서 발병한다. 손목에는 엄지를 벌리고 펼 수 있게 하는 힘줄인 장무지외전건, 단무지신건 등이 있다. 이 힘줄이 엄지 방향의 뼈 위를 지날 때 일정한 방향으로만 움직이게 도와주는 일종의 통로가 있다. 힘줄을 싸고 있는 통로의 인대가 염증 반응으로 두꺼워지면서 통로가 좁아지면 인대가 지나갈 때 통증이 생긴다.

정동병원 김창우 대표원장은 1일 “손목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한 환자의 약 5%가 드 쾨르뱅 병을 진단받는다”고 설명했다.

드 쾨르뱅 병의 통증은 서서히 혹은 급작스럽게 나타날 수 있다. 주로 손목에서 느껴지고 전완부(팔꿈치 밑에서부터 손목까지의 뼈)로 올라가기도 한다. 대게 주먹을 쥐거나 물건을 잡고 쥘 때 손목을 돌리거나 비틀 때 자지러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 또 엄지 쪽 손목에 붓기가 나타나거나 이 부위에 낭종(물주머니)이 동반되기도 한다. 드물게는 엄지를 움직일 때 어딘가에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심해지면 힘줄 위에 놓인 신경을 자극해 엄지와 검지손가락의 손등 쪽이 저릴 수도 있다.

■자가 진단도 가능해요

드 쾨르뱅 병의 원인은 확실하진 않지만 19세기 서양에서는 빨래하는 여성이 손목을 삔 것으로 생각했다. 일반적으로 빨래를 할 때 엄지를 벌리고 오므리는 동작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 때 많이 사용하는 힘줄이 마찰되어 염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출산한 지 얼마 안 되는 초보엄마나 손주를 돌보는 노인들이 자주 걸린다. 따라서 30대에서 50대의 여성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드 쾨르뱅 병의 진단은 휭켈스타인씨 검사법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휭켈스타인씨 검사법은 엄지손가락을 나머지 손가락으로 감싸 주먹을 쥔 상태에서 새끼손가락 쪽으로 손목을 젖히는 것이다. 이 때 심한 통증이 발생하면 드 쾨르뱅 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 엄지손가락 쪽 손목을 누를 때 느껴지는 심한 통증도 드 쾨르뱅 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약물치료와 뼈 주사로 대부분 호전

김 원장은 “출산 직후의 초보 엄마나 손주를 돌보는 할머니,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무리한 손목 사용을 주의해야 한다”며 “통증을 계속 방치하면 엄지를 잘 못쓰게 되는 관절염에 걸리거나 관절 자체가 굳어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드 쾨르뱅 병 환자의 대부분은 휴식과 간단한 약물치료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된다. 특히 임신과 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분만 후 수개월 이내에 증세가 소실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만약 통증이 지속된다면 뼈 주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번의 주사로 1∼3개월 이상 증상이 가라앉는데 1∼3회 정도 투여해서 완치되는 환자가 약 60%다. 그러나 2개월 이내에 재발하게 되면 수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드 쾨르뱅 병의 수술은 힘줄을 조이고 있는 통로를 절개하여 넓혀주는 것으로 대부분의 환자들이 입원 없이 국소마취만으로 몇 분 내에 시술이 가능하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사진설명=손목을 과다하게 사용하면 드 쾨르뱅 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한 초보엄마가 아이를 번쩍 들여올려 코맞춤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