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피플일반

[fn 이사람] 독일 오토샬레서 전시회 여는 주영근 화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5.15 18:32

수정 2009.05.15 18:32



월드컵이 열리는 나라의 도로, 강, 풍경, 도시 등을 초대형 화폭에 옮기고 있는 주영근 화백(44·사진)이 독일월드컵 개최 3주년을 맞아 오는 26일부터 6월 12일까지 독일 베를린시 오토샬레 코모날레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독일 베를린시 뵐메스르도프 구청갤러리에서 열린 전시회가 호평을 받자 베를린시가 1년만에 다시 그를 초대한 자리다.

‘세계의 중심, 길은 희망이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초대전에는 세로 1.5m, 가로 700m 크기의 기네스북에 오를만한 ‘라인강의 물길’ 작품의 일부인 세로 1.5m, 가로 130m가 선보인다. 이 그림은 라인강의 풍광과 독일의 3색 국기 형상, 문명, 시간과 속도 등 4개의 테마로 역동적인 독일을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 화백은 “독일 베를린시에서는 이번 달과 다음 달, 독일월드컵 3주년 행사와 2010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행사가 대대적으로 열리는데, 이 자리에서 한국인의 예술 열정과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초대형 작품을 보여주게 돼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초대형 작품을 그리기 위해 여러 차례 독일 현지를 답사했다. 그 뿐이 아니다. 술·담배를 멀리하고 도를 닦는 수도승처럼 지난 4년 간 매일 12시간이 넘는 작업을 통해 완성한 작품들이다. 작업은 세로 1.5m, 가로 2m 크기의 화선지 200여 장에 각각의 그림을 그려 하나로 연결했다.

이에 앞서 주 화백은 목포에서 임진각까지 우리나라의 1번 국도를 중심으로 펼쳐진 한국의 풍광을 5년 동안 300m의 화폭에 담아 2002년 월드컵 기간 중 인천국제공항에서 전시하기도 했다. ‘국도 1번지’란 제목이 붙은 이 작품에는 전주는 월드컵구장, 서울은 63빌딩이 한 눈에 들어오고 임진각은 자유의 다리가 그려져 있다.

주영근 화백은 “한국의 멋을 세계에 알린다는 신념으로 지금까지는 개인 작품과 시간을 쪼개 버텨왔다. 그러나 작가 개인이 작품 제작과 전시를 위해 투자하는데는 한계가 있어 정부와 문화예술단체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나 문화예술단체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면 벌써 붓을 꺾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오는 2010년 월드컵이 개최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징하는 작품 ‘희망봉의 길’을 그리려고 벌써 이 나라를 몇 차례 방문해 사진과 비디오를 찍고,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비롯해 2026년 월드컵이 열리는 나라까지 각국의 특성을 담은 3.6㎞에 달하는 초대형 작품을 한국화로 그리는 게 꿈인 주영근 화백. 작품 주제인 ‘세계의 중심, 길은 희망이다’에서 보듯이 그는 7대륙의 ‘길’을 그려 지구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그래서 평화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전 세계인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

■사진설명=독일 초대전을 앞둔 주영근 화백이 지난 14일 서울 평동 동추창작스튜디오에서 ‘한반도에서 베를린까지’를 주제로 한 대형 작품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