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참 너무한 거 아닌가요. 원자력발전소 공사 입찰 때마다 이런 식으로 난리를 떠니…. 이제 그만 좀 했으면 합니다.”
신울진 원자력발전소 입찰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25일 대형 건설사의 한 수주 담당 임원은 “원전 수주를 놓고 업체간에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나올 정도로 과열돼 정말 할 말이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신울진 원전 1·2호기의 입찰을 앞두고 건설업계가 뒤숭숭하다. 2년 만에 초대형 공사가 나온 데다 이를 시작으로 정부가 향후 원전공사를 줄이어 발주한다는 방침이어서 대형 건설사들이 실적 쌓기 등을 위해 사활을 건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경쟁업체간에 비리나 약점을 들춰내면서 입찰 분위기가 날로 혼탁해지고 있다.
신울진 원전 1·2호기의 입찰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낙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예정가격 대비 60% 초반에 낙찰될 경우 해당 건설사는 3000억∼4000억원가량 손실이 예상되는 만큼 낙찰자가 결정되기 전 인데도 업체별로 수익성을 보전할 수 있는 궁리에 들어갔다.
입찰가격을 가장 낮게 제시한 건설사에 시공권을 주는 최저가낙찰제도의 문제가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이번 신울진 원전 1·2호기 입찰에서는 극명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
대부분 입찰사전자격심사(PQ)에서 통과하면 가격경쟁으로 치닫게 되고 최저가를 제시한 업체 중 심의를 거쳐 시공업체가 선정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건설사의 로비가 이뤄질 수 있고 PQ를 통과한 건설사는 가격을 얼마 정도 써내야 하는 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준비하고 쏘세요’라는 식으로 하면 제시 가격이 비슷해 누가 최종 시공사로 선정될지 모른다는 얘기다. PQ 통과 후에는 설계와 시공능력 등은 모두 무시되는 셈이다,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있은 지 21년이 흘렀다. 최저가낙찰제로 발주되는 이번 신울진 원전 1·2호기 건설공사도 부실 시공이나 품질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발주처의 철저한 사전·사후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