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물결’에 ‘형님’ 떠내려가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SD)이 3일 정치 2선 후퇴를 전격 선언하고 ‘백의종군’을 다짐했다. 이날 2선 후퇴 선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정국에 따른 민심수습을 위해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와 고강도의 당·정·청 쇄신 요구 등이 여권 내부에서 봇물처럼 쏟아지는 와중에 나왔다.
■SD “너무 고통스럽다” 토로
이 전 부의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회의에서 작심한듯 신상발언을 통해 “앞으로는 정치 현안에서 멀찌감치 물러나 경제·자원 외교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당과 당무, 정치 현안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포항 지역구 국회의원 △국회외교통상통일위 위원 △한일의원연맹 회장으로서 경제와 자원외교에 전력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체의 공식·비공식 당무나 정치 현안에서 비켜나 ‘평의원’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8대 총선 때부터 대통령 친형이란 ‘정치적 굴레’로 불출마 압박을 받아왔고 당내 정치적 핫이슈가 터져 나올 때마다 ‘보이지 않는 배후론’의 주인공으로 지목돼 왔다. 대통령 친형이라는 현실적 위치와 당내 역학구도상 정치적 비중이 매우 큰 탓이다. 소장그룹으로부터 용퇴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매우 억울하다고 항변한다. 그는 “최근 저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은 무엇보다도 개인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이 근거 없는 얘기도 많다”면서 “이로 인해 많은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막강한 정치적 위상을 갖고 있는 만큼 영향력은 여전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SD 위축-이재오계 전면 부상
이 전 부의장의 2선 후퇴 선언으로 여권 내 세력 간 역학구도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그동안 SD와 박희태 대표 등을 축으로 한 신주류 당권파, 이재오계, 친이계 소장그룹 등으로 삼분 분할돼온 여권 내 세력분포의 한 축인 이 전 부의장의 2선 후퇴는 이재오계와 친이계 소장그룹의 상대적 부상을 의미한다.
이재오계는 안상수 원내대표 선출과 장광근 사무총장, 진수희 여의도연구소장 등 주요 당직 인선과정에서 결집력을 발휘하면서 정치적 영향력 입증에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당분간 여권 내 역학구도는 ‘주류 책임론’을 고리로 한 이재오계의 전면 부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최근의 쇄신론 물결 뒤에 이재오계가 버티고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물론 이재오계는 손사래를 치고 있다. 이 전 부의장의 입지 축소는 4·29 재·보선에서 최측근인 정종복 전 의원이 낙선한 데다 원내대표 경선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배후 지원했다는 배후설 논란에 휩싸이면서 자초한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email protected] 정인홍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