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한국경제 회복 신호” 정부 “낙관 말라”
우리 경제는 정말 바닥에 도달한 것일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회원국 중 우리나라의 회복이 가장 빠를 것으로 4일 전망하면서 한국 경제의 회복 양상에 대한 논란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국제기구들은 최근의 금융시장 안정세와 일부 호전된 실물지표들을 감안하면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낙관적인 OECD
OECD가 발표하는 경기선행지수(CLI)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이미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우리나라의 3월 CLI는 96.8로 전달(94.6)보다 2.2포인트나 높아졌다. OECD 29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만큼 CLI가 높아진 곳은 없다. 우리나라는 2월(1.9포인트 상승)에도 OECD 회원국 가운데 최대의 증가폭을 기록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CLI지수는 지난해 10월 90.7에서 11월 90.8로 높아진 뒤 5개월째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CLI가 보통 6개월 뒤의 경기를 예측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우리 경제는 이미 5월에 바닥을 찍은 셈이다.
실제로 경기 회복의 징후는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1·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1% 성장했고, 4월 광공업생산은 전달 대비 4개월째 늘어나고 있으며, 소비도 전달보다 0.5% 증가했다.
그러나 OECD가 모든 나라를 대상으로 낙관론을 펼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나라들이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OECD 회원국의 평균 CLI가 올해 1월 92.8, 2월 92.4, 3월 92.2 등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는 게 단적인 예다.
OECD는 “회원국 전체적으로 강한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지만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선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 “바닥 친 것 아냐”
이 같은 낙관론에 고무될 법도 하지만 정부의 태도는 신중하다. 확실한 상승 신호가 나타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국내경제가 회복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회복의 강도가 약하고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유가상승 우려 등으로 향후 경기를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일부 경기지표가 개선되고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침체국면을 벗어났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잠재 성장률 등을 감안하면 GDP가 전 분기 대비 1%씩은 성장해야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볼 수 있다”면서 “현재 성장률(0.1%)로 바닥을 논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도 정부의 생각과 비슷하다. 일부 지표가 호전된 모습을 보이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것이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착시효과일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이 바닥이라고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경제연구실장은 “전달 대비 증가하고 있는 GDP와 산업생산이 3·4분기에도 증가세를 이어간다면 상반기가 바닥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현 시점에서 한국 경제는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한준기자
■용어설명/경기선행지수(CLI)=산업활동 동향, 주택 동향, 금융·통화 현황, 국내총생산(GDP) 흐름을 복합적으로 계산한 것으로 수치 자체보다는 증감률이 중요하다. CLI가 100 이상으로 높아지면 경기 팽창, 낮아지면 경기 하강을 뜻하며 100 이하에서 높아지면 경기 침체에서 회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