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KT의 마케팅 수장이 모두 외부 영입인사로 채워졌다.
“포화에 달한 통신시장의 마케팅은 통신을 잘 아는 사람 보다는 시장과 마케팅을 아는 사람이어야 더 좋은 상품을 기획하고 시장을 넓힐 수 있다”고 말해 온 이석채 회장의 경영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KT는 홈고객부문 전략본부장(전무)에 송영희 LG생활건강 마케팅부문 임원을 영입했다고 14일 밝혔다. 송영희 전무는 KT에서 유선상품, 결합상품 등과 관련한 마케팅전략을 총괄할 예정이다.
송 전무는 서강대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을 전공하고 세계적 화장품회사인 에스티로더(Estee Lauder)를 거쳐 LG생활건강에서 중장기전략, 브랜드 경영, 유통 등의 업무를 맡아왔다.
KT는 개인고객전략본부장 양현미 전무에 이어 홈고객전략본부장도 여성 전문가를 영입해 개인고객부문과 홈고객부문 등 2개 핵심 사내독립기업(CIC)의 전략을 외부영입 여성 임원에게 맡기게 됐다.
지난 5월 말 영입한 양현미 전무는 미국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카드사에서 고객관계관리(CRM)를 활용한 마케팅전략, 고객관리, 로열티 프로그램 등을 이끌었던 금융 마케팅의 전문가로 꼽힌다.
KT의 한 고위임원은 “좁은 통신시장에서 통신영역을 벗어나 소비자가 원하는 참신한 결합상품을 만들어내고, 다른 산업과 통신을 연결하는 협력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전문가들의 활약이 필요했다”고 외부 마케팅 전문인력 영입의 의미를 설명했다.
송 전무와 함께 KT는 그룹전략CFT장(부사장)으로 영국 국적의 BT의 ‘테크놀로지 앤 이노베이션(Technology & Innovation)’그룹 부사장인 영 김(Yung Kim·한국명 김일영)씨도 새로 영입했다. 김일영 부사장은 런던대학 전자공학 석사 출신으로 BT에서 지금까지 27년간 근무했으며, 마케팅, 기술개발(R&D), 인수합병(M&A), 신사업 개발, 지적재산권 등 다양한 분야의 임원을 맡아왔다. 특히 BT 재팬(Japan)에 근무할 때는 재팬텔레콤과 J-폰 투자는 물론 해당 투자건의 모다폰 매각을 지휘해 18개월 동안 약 25억파운드(약 5조원)의 투자수익을 올린 M&A의 귀재다.
KT는 “이번 인사는 KT의 성장정체를 타개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이석채 회장의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석채 회장은 올해 들어서만 석호익 대외부문장(부회장)을 비롯해, 표삼수 기술전략실장(사장) 등 외부의 굵직한 전문가 10여명을 영입해, 인사를 통해 KT의 기존 공기업 색깔을 바꾸고 새로운 컨버전스 기업 색깔을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cafe9@fnnews.com이구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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