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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동근기자의 맛있는 일본여행] 83. 이부스키

박지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6.18 20:33

수정 2009.06.18 17:06

▲ (사진 위) 가고시마 이부스키의 모래찜질 온천은 300년 전 탕치(湯治)로 그 역사가 깊어 유명하다. 여성 온천객들이 이부스키에서 모래찜질을 하고 있다. (사진 아래)지난 2004년 고이즈 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 때 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묵었던 이부스키 전통 료칸 하쿠수이칸. 특히 에도 시대 역사를 간직한 해송과 흑송이 밤 불빛과 어우러져 미술작품을 보는 듯하다.

【하쿠스이칸(이부스키)=글·사진 송동근기자】 가고시마현은 규슈의 최남단에 위치해 그 거리가 북에서 남쪽 끝까지 무려 600㎞에 달한다. 또한 기복이 심한 해안선은 가고시마(긴코)만에 떠 있는 활화산 사쿠라섬을 팔로 안고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고, 긴코만 남쪽의 바다 멀리에는 세계자연유산 야쿠섬도 보인다.

그중 가고시마 여행에서 온천과 전통 여관(료칸)으로 유명한 이부스키를 빼놓을 수 없다.

일본 전국 어딜 가나 온천은 많지만 이곳은 뜨거운 모래찜질 온천으로 유명하다. 이를 맘껏 즐기며 머물 수 있는 곳으로 하쿠스이칸(白水館)이 있다.

이곳은 지난 2004년 고이즈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 때 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묵은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규슈 최고의 전통 여관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입구에 들어서면 일본 전통의상 기모노를 입고 손님을 맞이하는 종업원과 함께 모든 시설에서 고풍스러움과 현대미가 절묘하게 조화된 분위기가 느껴진다. 처음 찾은 여행객들은 정갈하고 격조 있게 꾸며놓은 일본인 특유의 감각에 다시금 놀라게 된다. 특히 에도 시대 역사를 간직한 해송이나 흑송이 밤 불빛과 어우러져 하나의 미술작품으로 연출되는 정원이 인상적이다. 일본의 정원은 보통 아기자기하게 꾸민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곳은 ‘이렇게 넓은 정원이 있을까’ 할 정도다. 이곳에서 당시 한·일 두 정상은 아침 산책을 하다 벤치에 앉아 태평양 쪽을 바라보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하쿠스이칸에는 이처럼 매력적인 넓은 소나무 정원을 비롯해 푸른빛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객실(리큐), 넓은 부지 내 욕탕의 역사를 재현한 겐로쿠욕탕, 이부스키 특유의 모래찜질 온천, 관내 갤러리 등이 잘 갖춰져 여행객을 매료시키고 있다.

격조 있고 편안하게 꾸며진 일본식 객실 이쇼규덴에서는 창 밖으로 ‘7가지 색으로 변한다’는 긴코만이 넓게 펼쳐져 보인다. 또 푸른빛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일본식 방 하나노도에서는 그야말로 일본 최고의 매력이 느껴진다.

넓은 관내에 자리한 온천탕 역시 최고의 품격과 함께 그 종류도 다양하다.

겐로쿠탕은 에도가 가장 번성했던 때 겐로쿠 시대 욕탕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것. 이는 당시 서민들의 사교장이었으며 그들 문화의 발상지이기도 했다.

우키요탕은 강력한 무사들 지배하에서 서민들은 ‘어차피 자유롭지 못한 세상이라면 재미있게나 살아보자’는 대범하고 느긋한 기풍에서 유래된 것. 또한 에도 자쿠로탕은 한마디로 에도 시대의 사우나라 할 수 있고 다루탕은 폭포탕, 다루탕, 오이랑탕으로 나뉘는 남녀 혼탕을 말한다. 이는 당시 유락녀들이 주로 이용했다고 한다.

가장 전망 좋은 높은 곳에 위치한 여러 노천탕도 빼놓을 수 없다. 옛 성루의 모습을 본떠 만든 폭포탕에서는 어깨 위로 떨어지는 온천이 피로를 풀어준다. 가마탕은 옛 방식의 흙으로 만든 탕으로 숫가마의 모양을 본떠 만든 것이다. 이부스키에서는 온천도 좋지만 전국 유일의 스나무시온천을 경험하지 않을 수 없다. 이곳 천연 모래찜질 온천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것으로, 해변의 파도 소리를 들으며 모래 속에 누워있다 보면 그 안락함에 깜박 잠이 들게 된다.

모래찜질은 모래의 무게감과 온천의 기능으로 몸속의 노폐물을 땀과 함께 몸 밖으로 내보내는 효과가 있다. 이는 300년 전 탕치(湯治)로 찾아들던 사람들이 그 효능은 알게 돼 소수의 사람만 이용하던 것이었으나 최근에는 의학적으로도 인정받아 그 효능이 널리 알려져 있다.

가고시마대학 의학부 다나카 교수팀의 조사에 의하면 모래찜질은 심박수가 늘고 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체온이 오르는 등 많은 효능이 밝혀졌다.

아울러 몸속 혈액의 순환을 좋게 함으로써 노폐물의 배출과 염증성, 발통성 등 물질을 씻어내고 충분한 산소를 공급해줘 몸을 상쾌하게 한다는 것.

관내 갤러리 사쓰마에는 이 고장 출신 작가 하시구치 고요의 미인판화와 현대적 사쓰마 도자기를 주로 전시, 갤러리 하쿠스이에서는 사이고 난슈를 비롯한 향토 선인들의 그림과 서도가 전시된다. 또한 옛 사카이 상인, 다인(茶人)들이 선호했던 중국 도자기도 전시, 품격 있는 볼거리들을 제공하고 있다.

1층 로비의 라운지 도요마쓰에서 소나무에 둘러싸인 정원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홍차 맛 또한 이부스키와 하쿠스이칸의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dksong@fnnews.com

■여행메모

-항공·철도·버스

서울(인천공항)에서 가고시마 1시간40분 주 3회 운항(KAL)

도쿄(하네다)∼가고시마 1시간45분(JAL ANA)/오사카에서 1시간10분 소요(JAL ANA)

JR/하카타∼신야쓰시로(신칸센 쓰바메 1시간37분)∼가고시마 주오역(약 35분)

주오역에서 이부스키역(JR이부스키 마구라자키선으로)까지는 약 1시간

도쿄∼가고시마 7시간45분, 오사카에서는 5시간10분

하이웨이버스/후쿠오카에서 (낮)약 4시간, (밤)6시간30분/이즈로 고속버스센터(099)222-1220 가고시마공항∼주오역 공항버스로 약 45분∼지란(1시간15분)

후쿠오카∼가고시마 고속버스로 4시간3분/JR규슈버스 (099)222-1220

미야자키에서 가고시마 2시간50분/미야자키교통 (0985)53-1000

오사카(우메다)-11시간30분 소요/한큐관광버스 (06)6866-3147

-관광안내

가고시마현 관광교류국 관광과(www.pref.kagoshima.jp) (099)286-2997

이부스키시 상공관광과(www.city.ibuski.lg.jp) (0993)22-2111

가고시마 쥬오(중앙)역 종합관광안내소 (099)253-2500

스나무시온천(사라쿠) 입욕료:어른 900엔 어린이 500엔 (0993)23-3900

JR규슈버스/가고시마,사쿠라지마 관광 (099)247-5244

모래찜질 온천/이부스키 하쿠수이칸(白水館 www.hakusuikan.co.jp)

요금:어른 1050엔 어린이735엔 (0993)22-3131

주변 모래찜질 회관(0993)23-3900

입욕요금:어른 800엔 초등생 이하 400엔, 온천요금:어른 600엔 초등생 이하 300엔

욕의(대여) 100엔 /타올(판매) 10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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