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은 이제 한국에서 하나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은 것 같다.
와인이 주는 신선한 분위기와 풍미뿐 아니라 젊은층의 연애 수단, 사교모임, 가족간의 대화와 비즈니스의 도구로써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이러한 와인을 누구든 쉽게 접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저마다 와인에 입문한 동기와 선호하는 와인에 대한 사연은 한가지씩들 있는 것 같다.
대부분 한국인들은 와인을 처음 접할 때 달콤한 화이트 와인으로 시작했다가 어느 정도 와인의 맛과 향을 즐길 때쯤 되면 레드 와인을 마시기 시작한다. 나 역시 리슬링이나 모젤 종류의 화이트로 시작해 레드와인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때 내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 마르케스 카사 콘챠 카베르네 쇼비뇽 (Marques Casa Concha, Cabernet Sauvignon) 와인이다.
몇 년 전 동네입구에 있던 와인숍 주인이 권해줬던 이 와인은 드라이하거나 스위트 하지 않고 부드러우면서 남성다운 느낌을 주는, 전혀 부족함이 없이 꽉찬 느낌을 주는 훌륭한 와인이다. 물론 요즘은 화사한 맛과 향기에 매료되어 부르고뉴나 론지역 와인을 즐겨 찾지만 와인에 막 입문해 좀 안다고 거들먹거릴 때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이 와인을 잊을 수가 없다. 마치 대학 입학 후 자유롭지만 촌스러웠던 내가 만났던 화려하고 강렬한 인상의 첫 미팅 상대를 생각나게 하는 와인이다.
와인 입문 후 처음으로 그 맛과 향에 매료되었던 와인이면서 그 당시 희망과 꿈을 안고 시작한 사업초기에 맛 봤던 와인이라 애착이 가고 의미가 남 달랐던 와인이다. 요즘과 같은 불황에 힘들고 어려울 때 처음 사업을 시작하면서 마음먹은 초심의 각오로 어려움을 극복해야 되겠다는 새로운 다짐과 용기를 주는 와인이기도 하다.
‘마르께스(Marques)’란 스페인 왕국이 콘차이 토로(Concha y Toro) 와인사의 설립자인 돈 멜초(Don Melcho)에게 수여한 ‘후작’에서 따온 이름이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칠레의 역사 깊은 와인 제조지역인 마이포 밸리(Maipo Valley)의 단일 포도원에서 엄선한 포도를 수확해서 프렌치 오크통에서 18개월간 숙성한 후 출시하는 와인이다.
이 와인은 강렬한 루비색을 띠며 풀럼과 체리의 농염한 과일향과 달콤한 초코렛 향이 어우러져 신비로운 맛의 조화를 이루고 부드러우면서 강건한 탄닌을 느낄 수 있고 모든 육류의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미디엄 바디감이 있는 와인이다.
가격은 5만원대의 중저가 와인이지만 고급와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복합적인 향기와 맛, 그리고 균형 잡힌 구조감과 깔끔한 뒷맛을 느끼게 하는 와인으로써 특히 와인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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