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삼성·LG,차세대 휴대폰 자존심 대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7.06 22:23

수정 2009.07.06 22:23



세계 휴대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휴대폰의 디스플레이 소재를 놓고 서로 상반된 전략을 쓰고 있어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세대 ‘꿈의 화질’로 불리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로 만든 휴대폰을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공격적으로 내놓을 태세인데 비해 LG전자는 관망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 AM OLED는 디스플레이 소재 혁명으로 불리고 있으며 이번 소재 혁명은 7년 전 ‘흑백 액정표시장치(LCD)의 컬러LCD 교체’에 이은 두번째 충돌이어서 과연 어느 업체가 웃을지 흥미가 진진하다. 양사는 2∼3년 전부터 AM OLED를 채택한 휴대폰을 간간이 냈지만 별 재미를 못봤었다.

■삼성 “컬러LCD 이후 7년 만의 새 패러다임”

삼성전자는 AM OLED폰을 내세워 관계사의 차세대 소재 사업을 키우고 미래 휴대폰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풀 터치폰의 50% 이상에 AM OLED 패널을 탑재할 예정이다.
삼성의 ‘미래 사업’과 ‘휴대폰 시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삼성의 이같은 소재 혁명은 7년 전과 비슷하다. 지난 2002년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1세대인 흑백 LCD를 컬러 TFT-LCD로 바꿨다. 고화질 컬러 휴대폰 시대를 연 것. 이 덕에 세계 최초 컬러폰인 일명 이건희폰(SGH-T100)은 전세계에서 1000만대 이상 팔리는 대박을 터뜨렸다.

삼성전자가 “2002년 당시 그 덕분에 삼성전자는 지멘스를 제치고 노키아, 모토로라와 함께 세계 3대 휴대폰 제조업체로 부상했다”고 자랑할 정도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애니콜 신화를 AM OLED로 재연하겠다는 의지다. 신종균 부사장은 ‘아몰레드 햅틱’을 론칭하면서 “삼성 애니콜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햅틱 아몰레드로 휴대폰의 디스플레이 혁명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했다. 재밌게도 신 부사장은 2002년 컬러LCD폰을 낼 때도 주도적으로 참여했었다.

AM OLED는 색상이 선명하다. 잔상 없는 고화질 동영상을 볼 수 있고 전력소모도 작다. 이미 AM OLED는 삼성디지털이미징이 내놓은 최신 디지털카메라 등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AM OLED 패널의 가격이다. 시장이 성숙단계에 들어간 LCD보다 가격이 1.5배 이상 비싸다. AM OLED는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50%씩 출자해 만든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에서 공급받는데 물량이 충분하지 않다.

■LG “LCD와 화질차이 크지 않다” 관망

이에 비해 LG전자는 실속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안승권 LG전자 사장은 “AM OLED가 8.9㎝(3.5인치) 화면에서 LCD와 화질차이가 얼마나 날지 의문”이라며 “AM OLED를 서둘러 채용해 높은 원가를 소비자에게 부담시킬 필요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LG전자의 이런 입장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기술적인 이유다. 기술 발전으로 TFT LCD와 AM OLED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것. 신호를 줬을 때 LCD의 반응속도도 0.004초로 빨라 육안으론 화질 차이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사람의 눈으론 6ms(0.006초)보다 빠르면 인식을 못하기 때문에 AM OLED는 과다한 스펙이라는 얘기다.

또 자연색 구현도 LCD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진화된 LCD의 백라이트유닛(BLU) 광원으로 LED가 들어가면서 색상재연 문제점이 상당부분 극복됐다. 소비전력도 빛의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LCD기술이 상용화 돼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비용 측면에선 LCD가 AM OLED에 비해 훨씬 유리하다.
LG전자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에서 AM OLED 생산능력을 갖고 있지만 지금은 수요 초과상태인 LCD에 집중하는게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LG전자는 지난해 2종의 AM OLED폰을 내놓았지만 드라이브를 걸지 않았다.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양사의 이같은 전략이 주도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skjung@fnnews.com 정상균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