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4일로 예정됐던 신울진 원전 1·2호기 입찰을 오는 10월30일로 연기한 것을 두고 건설업계에서 말이 많다. 발주처인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사정이 있어서 연기한 것이며 단순한 입찰 연기”라고 밝히고 있지만 보다 구체적인 이유를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국형 원자로 첫 수출 여부로 주목받고 있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원자력 발전 플랜트 공사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공사비가 60억달러를 넘는 UAE 1단계 원전공사에는 한국, 프랑스, 미국·일본 등의 3개 컨소시엄이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UAE 발주처 관계자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5∼7일에 실사를 할 계획이다.
문제는 UAE 발주처측의 실사 하루 전날인 4일 신울진 원전 1·2호기 입찰이 잡혀있었던 것. 신울진 원전 1·2호기는 4개 컨소시엄이 사활을 건 수주전을 펼치고 있고 낙찰률도 60∼65%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원전과 같은 아주 중요한 공사에 ‘예산 절감’이라는 명목으로 최저가낙찰제를 도입해 외국에 꺼내 놓을 수도 없는 낙찰률을 유도해 놓고 ‘국익’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처럼 최저가낙찰제를 통해 운에 의해 업체를 선정하는 경우는 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면서 “UAE는 최종 낙찰업체 발표까지 연기하며 실무자들을 한국에 파견, 실사를 진행한다는 게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에서 60%대에 원전공사를 수주한 업체가 어떻게 외국 발주처에 ‘공사를 달라’며 입찰에 참여할 수 있냐”며 “원전과 같은 초대형 공사는 가격뿐 아니라 기술 및 견적능력, 대안제시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새로운 입찰제도를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50 고등훈련기와 함께 한국의 최대 수출 품목 중 하나인 한국형 원자로. 그 출발점이 되는 신울진 원전 1·2호기 입찰이 뚜렷한 이유없이 연기된 것에 대해 UAE 실사단은 어떤 판단을 할까. 오는 10월 UAE 1단계 원전 공사는 누구에게로 돌아갈 지도 사뭇 궁금하다.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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