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개발을 위한 로켓을 발사하는 일은 생각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아주 작은 실수나 결함만으로도 로켓 발사는 실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칫 인명 피해까지 낼 수 있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우리보다 먼저 우주개발을 시작한 우주선진국들도 기술적인 결함으로 로켓 발사를 실패한 사례는 손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자유진영)과 옛소련(공산진영)의 냉전체제 속에 시작된 초장기 우주개발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미국과 옛소련은 실패 속에서도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보완해 지금의 우주선진국으로 성장하게 됐다.
1957년 미국과 옛소련의 초창기 우주개발이 한창일 당시 미국은 옛소련의 최초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호’ 발사 소식을 듣게 된다. 이에 미국은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바이킹 로켓’을 기반으로 한 ‘뱅가드(Vanguard) 로켓’을 재빠르게 제작한다.
당시 미 해군이 개발하던 ‘바이킹 로켓’이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총 6단계의 테스트와 개발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러나 미국은 옛소련을 따라잡겠다는 욕심으로 2단계까지만 진행된 ‘바이킹 로켓’을 개량해 우주로 쏘아 올린다. 결국 미국 최초 우주로켓은 발사대에서 1.5m도 이륙하지 못하고 점화 2초 만에 폭발했다.
실패할 경우 막대한 개발 비용이 물거품이 되는 아픔도 있지만 귀중한 인명이 희생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브라질은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VLS(Velculo Lancador de Satelites)’를 개발해 1997년과 1999년 그리고 2003년 3차례에 걸쳐 발사했지만 비행 도중 폭발 또는 발사대에서 폭발하는 사고를 겪게 된다. 특히 2003년 로켓 발사 3일을 앞두고 발사대에서 폭발한 VLS 3호 로켓의 경우 로켓 과학자 21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이는 브라질의 우주 로켓 관련 고급 기술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다. 이 사고로 인해 브라질은 우주개발에 있어 4∼5년 기술적 후퇴를 맞이하게 됐다.
기술적으로 완벽하다 하더라도 당일 기상상태로 인해 실패한 사례도 있다. 바로 우주왕복선 챌린저호의 비극적 폭발 사고다. 1986년 1월 28일 챌린저호는 발사후 73초 만에 폭발하게 된다. 그 이유는 바로 연료의 누출을 막기 위한 얇은 ‘O-링’의 결함 때문이었다. 연료 누출을 막는 O-링은 영상 11도 이하의 날씨에서 우주선을 발사할 경우 연료 누출을 막는 역할을 하는데 당시 영하의 날씨에서 이 O-링이 제대로 작동을 못하고 결국 연료 누출로 폭발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우주발사체, 즉 로켓의 발사는 우리보다 앞서 출발한 우주 선진국에서조차 성공하기까지 많은 실패와 도전의 역사를 겪었다. 이 때문에 발사 전, 기술적인 사소한 문제나 기상 상황에도 주의하며 위험의 소지가 발견되면 그 경중에 상관없이 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까지 연기를 하게 된다. ‘나로호(KSLV-I)’도 안전하고 성공적인 발사를 위한 최종 점검이 완벽하게 끝나고 난 후 비로소 본격적인 발사에 도전할 수 있다.
/자료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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