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증시 유동성·실적 단기과열 ‘단물 빠졌나’

김승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우일까. 아니면 글로벌 유동성 장세의 덕을 톡톡히 봤던 증시가 이후 찾아온 실적장세의 기력마저 소진해 버린 것일까.

한때 1600선을 바라보던 코스피지수는 지난 17일 1550선 아래로 급락한 뒤 18일에도 등락을 거듭하며 혼조세를 보이다 장 막판 반등에 성공, 1550을 턱걸이하며 장을 마쳤다.

지난 7월 중순 실적 시즌 당시 11일 연속 상승하며 단숨에 1300대였던 지수를 1500대까지 끌어 올린 원동력을 생각하면 8월 중순 이후 증시는 상승탄력이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투자자들도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최근 주가가 맥을 못추는 주요 원인으로는 우선 실적 장세 이후의 동력 부재와 단기 급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을 들 수 있다.

국내외 증시가 모두 실적 시즌을 거치며 기업들이 예상치 못했던 양호한 실적 영향으로 주가 급등을 경험했고 이에 따른 이익실현 기대감과 추가 호재를 찾는 과정에서 투자 심리가 예전같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 기관이 빠진 가운데 외국인만이 주도하고 있는 국내 증시에서 수급 주체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지난 17일 보여준 코스피지수 급락은 외국인의 강력한 선물매도와 프로그램 매도를 받아들일 주체가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코스피 현물시장에서 연일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은 18일 하루 15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팔아치웠다. 이는 지난달 13일 이후 하루 매도액으로는 가장 많은 금액이다.

경제회복 지연 우려와 유동성 회수 등 출구전략 논의가 구체화되며 글로벌 증시가 최근 급락하고 있는 점도 국내 증시에는 부담이 되고 있다.

일본의 지난 2·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망치를 밑도는 등 세계 경제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요 증시와 상품시장이 일제히 약세를 보인 대신 안전자산인 미 국채와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6.06포인트(2.00%) 급락한 9135.3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24.36포인트(2.43%) 하락한 979.73으로 마감해 1000선이 다시 무너졌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54.68포인트(2.75%)나 밀리며 1930.84로 주저앉았다.

유럽에서도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46% 하락한 4645.01,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 30지수 역시 2.02% 급락한 5201.61,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2.16% 떨어진 3419.69로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이날 2.79%나 떨어졌지만 18일에는 다시 1.4%가량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중국 증시는 최근 신규대출자금 감소 등 유동성 축소 움직임 영향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전 거래일보다 0.76달러(1.1%) 하락한 배럴당 66.75달러에 거래를 마치는 등 국제 상품시장도 전반적인 내림세를 보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요인으로 방향성을 찾지 못한 국내 증시가 기간조정 양상을 보이며 숨고르기를 한 뒤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상하이종합지수와 코스피의 52주 상관관계를 보면 가장 높았던 때가 0.4 수준이었고 최근에는 0.14까지 떨어졌다”며 “중국 관련주의 경우 눈높이를 다소 낮추더라도 최근 중국 증시 약세가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줄 요인은 많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소 약화된 외국인을 보고 섣부른 판단을 할 필요도 없다는 지적이다.

미래에셋증권 이진우 연구원은 “지금의 외국인 매수세는 2003년의 비중 확대 국면과 유사하다”며 “현재도 외국인의 비중 확대가 진행되고 있고 한국 증시에 대한 높은 선호도가 지속되고 있어 외국인 매수기조가 단시일내에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는 과열국면을 해소하는 단기조정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KB투자증권 임동민 연구원은 “코스피의 주간심리도가 90%를 넘어섰다는 것은 단기과열로도 이해할 수 있지만 지난 97년 이후 보여준 흐름을 분석한 결과 과열 해소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현재 시점에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설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조언했다.

/[email protected] 김승호 유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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