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관세율 인하 ‘파장’
정부가 국내 설탕 가격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입 설탕 완제품의 관세율 인하를 추진한다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9일 “설탕의 원료인 원당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해 관세율을 0%로 내렸음에도 설탕 가격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며 “설탕 완제품 관세율을 내리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 삼양사 등 제당업체들은 현재 우리나라의 설탕 완제품 관세율이 40%로 다른 국가들에 비해 낮은 수준인데 더 낮추는 것은 설탕 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설탕 완제품의 관세율이 높은 것은 국제 설탕거래의 경우 60% 이상을 국제투기세력이 차지하고 있어 이들로부터 자국산업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의 설탕관세는 각각 125%, 314%, 260%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으며 아시아의 대표적 수출국인 태국도 65%에 이른다고 제당업계는 주장했다.
우리나라와 같이 원당을 수입해서 설탕으로 정제하는 말레이시아, 캐나다의 경우에도 수입 허가제 등을 통해 사실상 설탕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세계 120여개국은 할당관세, 정부정책 등으로 자국 설탕산업을 보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설탕가격은 선진 28개국 중 19위로 낮은 수준이다.
삼양사 관계자는 “국제 설탕가격은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완제품을 수입에 의존할 경우 오히려 물가 불안을 야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국내 제당산업은 원당가격, 환율 등의 급등락 시에도 원가상승 요인을 자체적으로 일부 흡수함으로써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왔다”며 “지난해 환율 급등으로 제당업체들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것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또 국내 제당산업이 붕괴할 경우 제당사업뿐 아니라 전분당 사업 등 관련산업이 연쇄적으로 존립위기에 직면해 국내 감미료 산업 전체가 붕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반면 설탕을 주원료로 쓰고 있는 음료, 제과·제빵 업체들은 관세율 인하를 반기는 입장이다.
한 제빵업체 관계자는 “지금 국내 시장은 제당업계 3개 업체들이 정하는 가격에 따라 설탕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수입 설탕이 들어오게 되면 업체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관세가 인하되면 수입 설탕과의 경쟁이 촉진돼 설탕가격이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원당은 전량 수입산이므로 보호해야 할 후방 연관산업이 없고 제과업 등 관련산업에 저가의 설탕을 공급함으로써 오히려 관련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40% 이르는 관세율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제당업계 관계자는 “설탕가격이 제과, 제빵, 음료 등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설탕 가격이 12% 인하된 반면 과자·당류 가격은 51%, 음료는 27%, 빵은 2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email protected] 신현상 박신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