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엽 팬택 부회장 “내년 매출 2조 5천억”
“내년 세계 휴대폰 시장에 13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해 2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입니다. 이 정도면 원상복귀되는 겁니다.” 팬택계열의 부활 날갯짓이 힘차다.
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사진)은 19일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올해 휴대폰 1000만대 판매를 돌파하고 내년에는 30%가량 외형을 키워 부품 구매 파워를 키울 것”이라고 경영계획을 밝혔다.
판매량이 받쳐줘야 부품을 싼값에 살 수 있다는 계산과 함께 원가절감을 통해 세계 휴대폰 시장에 재도전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놓은 것이다. 박 부회장은 2011년에는 3조원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계획대로 성공할 경우 박 부회장은 팬택계열의 재상장과 함께 성공신화를 새로 쓰게 된다.
이를 위해 팬택계열은 최근 유럽시장 공략을 다시 준비 중이다. 지난 2·4분기 팬택계열은 241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했고 해외판매 비중은 매출액 기준으로 57%다. 박 부회장은 지금까지는 미국과 일본 중심으로 시장을 집중 공략했지만 내년부터는 시장 다변화에 나서 해외 매출을 본격적으로 키운다는 생각이다.
팬택은 2005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가장 잘 나가던 벤처 1세대 기업이다. 그러나 2005년 세계 휴대폰 시장을 휩쓴 모토로라 태풍을 이기지 못하고 2006년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까지 밟는 비운을 겪었다. 그런데 3년 만에 부활을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팬택계열은 약 7600만달러(약 950억원) 규모의 채권(기술사용료)을 가지고 있던 미국 퀄컴을 주주로 받아들였다. 세계 휴대폰 제조사에 칩을 납품하는 퀄컴은 휴대폰 제조회사나 통신서비스 회사에 직접 투자하지 않는다는 경영원칙을 유지하고 있는 회사다. 퀄컴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팬택에만 예외를 인정한 것이다.
박 부회장은 2년간의 집요한 설득으로 퀄컴의 결단을 얻어냈다. 지난 2006년 채권단 전원을 설득해 워크아웃을 성사시켰던 뚝심과 열정이 퀄컴을 주주로 받아들이는 데서 다시 한 번 발휘된 것.
세계 휴대폰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지난 8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경영능력도 한몫을 했다. 팬택계열은 올 상반기 매출 1조1490억원, 영업이익은 894억원으로 지난 2007년 4월 워크아웃 돌입 직후부터 매분기 흑자경영을 이뤄내 실적으로 경영성과를 보여줬다.
박 부회장은 “임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따라줘 1%도 안되는 가능성을 이겨내며 여기까지 왔다”며 “단기적인 성과보다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힘을 쏟겠다”며 공을 임직원들에게 돌렸다.
아직 팬택계열에는 남아있는 어려움이 더 많다. 국내 채권은행들이 가지고 있는 6400억여원의 채권 중 2400억원을 출자전환하도록 동의를 구해야 하는 게 1차 난제다. 팬택계열은 팬택과 팬택앤큐리텔로 구성돼 있는데 팬택이 자본잠식 상태여서 출자전환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 오는 2011년 말 워크아웃 졸업 이후에는 새로운 주인을 찾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도 남아있다. 박 부회장은 “순간의 판단착오가 이런 어려움으로 연결됐지만 팬택의 재도약을 통해 한국의 젊은이들이 새로운 정보기술(IT)산업에서 성공 잠재력을 찾을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게 꿈”이라며 성공을 다짐했다.
/[email protected] 이구순 권해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