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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압탱크 압력저하 가능성”..나로호 재발사 불투명

이재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19일 오후 5시로 예정됐던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의 발사가 7분56초를 남기고 카운트다운이 중단되며 또다시 연기됐다. 현재 연기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발사체 밸브들을 작동시키는 고압탱크의 압력저하가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러시아측 기술진들은 현재 발사 연기 원인을 면밀히 분석 중이다.

이 같은 발사 연기는 로켓 발사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상황이다. 우주 선진국인 미국도 지난달 15일 우주왕복선 엔데버호를 발사하며 6차례나 연기한 바 있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우주발사체의 안전한 발사를 담보하기 위함이다.

한편 전 세계 우주 선진국들의 경우를 찾아봐도 첫 발사에 성공한 예는 27%에 불과했다. 나로호의 첫 발사 역시 조금이라도 이상이 발견되면 발사를 미루고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첫 발사 성공 세 곳뿐

지금까지 자국 땅에서 자국 위성 발사를 시도한 나라는 옛 소련과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영국, 인도, 이스라엘, 유럽, 브라질, 이란 등 11개국이다. 이 중 첫 발사에 성공한 나라는 옛 소련과 프랑스, 이스라엘뿐이다. 성공확률은 27%.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이 모두 실패의 쓴맛부터 본 셈이다.

미국은 지난 1957년 10월 옛 소련이 스푸트니크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것에 충격을 받으며 개발일정을 앞당겨 두 달 후인 12월 뱅가드 로켓을 쏘아올렸지만 발사 2초 만에 폭파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각국의 발사성공률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는 1950년대 54.5%에 불과하던 성공률이 90년대 들어선 95% 수준으로 높아졌다. 미국도 최근 90% 이상의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도 각각 80% 이상의 성공률을 자랑한다.

우리가 첫 발사임에도 불구하고 성공률을 높게 본 이유는 바로 이같이 높은 최근의 발사 성공률과 러시아 기술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우리나라는 이번 나로호 발사에서 발사시스템 건설과 1단 로켓 제작 등 핵심 기술을 러시아에서 도입했다. 하지만 우리도 결국 발사를 7번째 연기하는 사태를 맞았다.

■로켓 발사 왜 연기되나

우선 발사 준비 최종 점검 과정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발사일이 조정될 수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토성탐사선 ‘카시니호’의 경우 발사 예정시간 직전에 탑재된 컴퓨터의 이상과 지상 장비의 결함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해 발사를 1시간 연기한 바 있다. 또 ‘디스커버리호’의 경우 발사 직전 발사를 관람하기 위해 수천명의 참관인이 모인 상황에서도 연료탱크의 이상으로 발사를 연기했다.

유럽 아리안스페이스사의 ‘아리안 5ECA’로켓도 발사 직전 플랫폼 물공급 시스템 고장이 발견되어 발사를 연기한 사례가 있다.

이처럼 발사 예정을 앞둔 우주발사체에 사소한 결함이라도 발견된다면 발사의 절대적인 안전과 성공을 위해 발사 직전이라도 연기는 종종 일어난다.

또 기상 상황 악화도 주된 요인이다. 이번 나로호 발사 연기는 기상 상황 때문은 아니지만 해외에선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례다.

일본의 ‘H-2A’ 로켓은 구름과 낙뢰로 인한 악천후 때문에 발사 예정일보다 이틀 늦게 발사했다. 또 NASA의 ‘애틀랜티스호’는 발사 예정일을 앞두고 우박을 동반한 폭풍이 몰아쳐 외부 연료탱크와 날개 부분에 수백개의 작은 흠집이 생기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발사를 연기하기도 했다.

■향후 일정은

일단 발사가 중단된 만큼 최소 72시간 이상의 연기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발사가 중단되면서 로켓에서 배출한 추진제(연료 및 산화제)를 다시 주입하려면 일정 시간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러시아 기술진들은 ‘수일’ 내에 발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발사 연기 원인이 어떻게 규명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예비일인 오는 26일까지 발사가 가능할지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다. 문제를 일으킨 부분이 발사체 하드웨어와 관계가 있을 경우 우리나라에선 고치기 어려워 발사가 장기간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섯번의 발사 연기에 이어 이번 발사 중단을 겪은 정부와 항우연도 재발사 일정을 잡는 데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교과부 이상목 과학기술정책실장은 “우리나라로선 첫 발사이기 때문에 다소 미흡한 점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발사가 성공할 수 있도록 충분한 검토를 통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나로우주센터 현지에선 한·러 기술진들이 발사대 접근이 가능해지는 이날 오후 9시 이후 발사대로 접근해 원인 규명에 나섰다. 정부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대로 브리핑을 통해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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