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진희정씨(33·의정부시)는 국내 방송사가 중계하지 않는 미국프로농구(NBA)를 인터넷으로 즐겨 본다. 진씨는 “요즘 미국 스포츠뉴스나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미국에서 진행되는 NBA 경기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며 “빨라진 인터넷기술 덕분”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NBA 팬들은 수천만∼수억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웹사이트를 보기 위해서는 많은 트래픽을 감내해야 한다. 그런데도 진씨가 실시간으로 NBA 경기를 볼 수 있는 데는 콘텐츠전송(CDN)업체들이 이들 사이트에 제공한 ‘클라우드(cloud·구름) 컴퓨팅’ 기반의 ‘라이브 스트리밍(실시간 전송)’ 기술 덕분이다.
■경비절감 마술사 ‘클라우드 컴퓨팅’
‘클라우드 컴퓨팅’은 ‘거대한 구름 같은 컴퓨터’에 접속, 구름의 일부를 원하는 만큼 사용한다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다. 제공하는 기술의 질 또한 높다. 이전에도 유틸리티 컴퓨팅, 그리드 컴퓨팅, 병렬 컴퓨팅, 분산 컴퓨팅 등 비슷한 개념의 서비스는 존재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 세계가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클라우드 컴퓨팅이 주목받고 있다. 그 이유는 기업들이 당면한 ‘경비절감’이라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처방이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도 뜨겁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인 IBM은 지난해 9월 한국에서 야심찬 글로벌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서울 도곡동 한국IBM연구소 안에 ‘클라우드 컴퓨팅센터’라는 걸 만든 것. 이 시설은 인터넷을 통해 고객사에 소프트웨어(SW)를 빌려 주거나 데이터를 저장해 주는 곳이다. 요금은 전기나 수도처럼 쓴 만큼 받는다.
이처럼 ‘빌려 쓰는 IT 서비스’가 불황기를 맞아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특히 IT자원을 빌려 쓰는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고객사는 IT 구입비용을 절감하고 이를 서비스하는 업체는 장기고객을 확보해 윈윈(Win-Win)하는 장사다.
■삼성SDS ‘유즈플렉스’, “보안걱정 끝”
삼성전자·삼성전기·호텔신라 등 삼성 관계사들은 자체 서버를 없애는 대신 계열사인 삼성SDS의 데이터센터에 비즈니스 데이터를 넘겨 IT자원을 ‘클라우드 환경’(브랜드명 ‘유즈플렉스(USEFLEX)’)에서 관리하고 있다. 데이터 저장비용이 만만찮아 기존 저장장비와 운영권을 삼성SDS에 넘기고 필요한 기기나 SW는 빌려 쓰고 있는 것.
삼성SDS ‘유즈플렉스’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로 보안 걱정을 날려버렸다. 삼성SDS 관련자는 “네트워크, 서버, PC 보안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기능별 보안솔루션을 구축함으로써 발생 가능한 근본적인 한계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S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대표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삼성SDS 정보기술연구소 산하에 있는 클라우드컴퓨팅기술그룹에서는 데이터센터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공유’라는 개념으로 유연성 및 확장성, 실시간 서비스 프로비저닝(provisioning)에 역점을 두고 연구개발(R&D)을 추진 중이다. 특히 분산 및 병렬컴퓨팅의 기능을 극대화해 서비스 성능을 제고하는 등 최적의 하드웨어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 플랫폼 설계·구축 작업을 추진 중이다.
연내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을 상대로 한 클라우드컴퓨팅 기반의 모바일 서비스와 디지털미디어 서비스도 추진 중이다. 제조·금융·의료 등 다양한 업종을 겨냥해 고성능컴퓨팅(HPC) 서비스를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으로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LG CNS,“비즈니스 상황변화에 즉시 대처 가능”
LG CNS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확대에 나섰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는 기존 주문에서 설치까지 2주일 이상 걸리던 서버 증설 등의 작업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비즈니스 상황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전략모델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클라우드 서비스에 있어서 국경의 개념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어떠한 나라나 시장에 내놓아도 좋은 수익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
회사 업무환경도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으로 바꿀 계획이다. LG CNS는 오는 2010년 1월까지 150억원을 투자해 회사의 업무환경을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으로 바꾸는 ‘서버 기반 컴퓨팅’ 전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이 전사 차원에서 ‘서버 기반 컴퓨팅’ 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 2월이면 LG CNS 3000여명의 임직원은 개인PC를 부팅한 후 회사의 네트워크에 접속,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그날그날 처리된 업무는 개인 PC가 아닌 회사의 서버와 데이터 저장장치에 저장되며 필요할 때 언제 어디서든 이를 개인 PC에 불러내 업무를 보면 된다. 개인 PC 중심의 업무환경을 회사 서버 단위로 옮겨 놓은 것이다.
■SK C&C, 2010년 상용서비스
SK C&C는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그린 IT전략의 하나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택했다. 회사는 오는 2010년 상용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미 클라우드 컴퓨팅을 구성하는 가상화, 유틸리티 컴퓨팅, 그리드 컴퓨팅, 웹2.0 등에 대한 기술은 확보해 놓은 상태. SK C&C는 올해 중 이들 기술 기반의 비즈니스모델을 확정하고 사업 아이템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사업을 위해 만든 태스크포스(FT)도 8월 초 오픈소스소프트웨어(OSS)·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사업팀으로 전환했다.
SK C&C는 초기에는 공개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컴퓨팅을 접목한 사업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특정업체나 기술에 대한 종속을 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소프트웨어 전환비용이나 총소유비용(TCO)을 줄일 수 있다. 과금체계에 대한 적합한 아키텍처 구성이 용이하기 때문. 회사 관계자는“초기 공개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컴퓨팅을 접목한 사업모델을 시작, 점차 일반 소프트웨어 부문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파일럿 클라우드 시스템을 사내에 구축, 검증을 거친 후 2010년부터 본격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kmh@fnnews.com 김문호기자
■사진설명=LG CNS 상암 IT센터 종합상황실 내부 전경. 이곳에는 LG CNS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손잡고 만든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이 구축돼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하기 위해 필요한 소프트웨어가 실행되는 환경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위해 반드시 구축해야 하는 IT인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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