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독서의 계절..‘책읽는 대학’ 묘안없나요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9.16 09:49

수정 2014.11.05 11:49



대학생들의 독서량이 크게 떨어져 대학가의 고민이 깊다. 이에 따라 일부 대학은 학생 독서운동에 나서고 있다.

최근 구인구직 포털 ‘알바몬(www.albamon.com)’의 설문조사 결과 대학생들의 1개월 평균 독서량은 3.5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08년 국민독서실태’에서도 성인 10명 중 3명꼴로 1년에 책을 1권도 읽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결과와 함께 대학생들의 독서 현실에도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독서량과 함께 독서의 질도 문제로 지적된다.

각 대학 도서관 대출 순위의 상위권 대부분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대중소설과 팬터지·무협소설이 차지하고 있다.


한 대학 도서관 관계자는 “팬터지 소설 등에 편중된 대학생 독서 문화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며 “학교 도서관에 팬터지 소설을 구비하는 것을 지양하고 있으나 학생들의 요청이 많아 어쩔 수 없이 구입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반면 학생들은 독서의 필요성은 느끼지만 독서를 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토로한다.

이는 취업을 위한 서적과 어학 관련 서적만이 득세하고 있는 대학생 독서 시장의 구조와도 일맥상통한다.

중앙대에 재학 중인 김모씨(23)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 변명일 수 있으나 학기 중의 모든 수업을 원서로 진행하다 보면 사실상 교양서적을 읽을 여유가 없다”며 “독서를 가장 많이 해야 할 대학생들이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덕성여대에 다니는 정모씨(24)도 “독서할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소문난 책만 겨우 찾아 읽는 수준”이라며 “머리를 식히기 위해 해리포터 시리즈와 같은 팬터지 소설을 읽는 것을 교양서적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난할 수만은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독서량 감소에는 여가 활용에서 독서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줄고 있다는 점도 이유로 지적된다.

연세대 신문방송학 전공 이현정씨(23·여)는 “예전에는 독서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했지만 요즘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며 “책을 읽기 위해서는 집중을 해야 하지만 여유가 없는 대학생의 삶에서 정신적인 몰입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같은 대학 심리학 전공 강성식씨(26)는 “스포츠 경기 관람이나 친구들과 사교 모임 등이 독서보다 더 매력적인 일”이라며 “특히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독서 대체물이 늘어난 것이 독서 감소의 주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대학생들의 변화에 대해 대학가의 고민은 깊다.

각 대학은 독서 권장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는 등 학생들의 ‘책 읽기’를 장려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지난 학기 ‘부킹 좀 합시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책 돌려보기 캠페인을 벌였다.
한양대는 미국 아이비리그 견학, 노트북 등의 상품을 걸고 독서 골든벨을 개최했다.

한양대 독서 골든벨 행사 담당자는 “대학 측에서 학생들의 독서량 증대를 위한 움직임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꾸준히 교양서적을 학생들이 읽게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jbpark@fnnews.com 박준범 대학생 명예기자

■사진설명=선선한 가을 날씨를 보인 15일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캠퍼스에서 한 학생이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다. /이화여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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