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들의 가격인하 바람에도 불구, 닌텐도가 한국 내 게임기 가격을 내리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17일 한국닌텐도는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기 가격을 인하했지만 닌텐도 위(Wii)는 여전히 가격 경쟁력이 있는 만큼 가격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며 세간의 가격 인하설을 일축했다.
지난 7월, 경쟁사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와 MS가 비디오 게임기인 신형 플레이스테이션(PS) 3과 XBOX 엘리트를 299달러로 인하하자 닌텐도도 주력 제품인 Wii의 가격을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 나돌았었다. 닌텐도는 그동안 Wii의 낮은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워 왔지만 이제 PS3나 타사 경쟁기종과 불과 50달러밖에 차이가 나지 않게 됐다. 현재 판매되는 ‘닌텐도 Wii 패키지’의 가격은 250달러, 동일한 패키지의 국내 시판 가격은 30만 5000원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16일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가 오는 23일 출시될 신형 PS3의 가격을 기존 48만 8000원에서 42만 8000원으로 12% 인하했다. MS도 지난달 XBOX 엘리트의 가격을 41만 9000원으로 조정해 국내에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따라 닌텐도는 국내에서 소비자 가격을 내리지 않은 유일한 게임기 메이커로 남게 됐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닌텐도의 이같은 부인에도 불구, 결국 닌텐도가 가격을 인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견해를 내놓고 있다. 가을과 연말 성수기를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기간 북미 시장은 전세계 연간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최근 월마트와 토이져러스(ToysRus) 등 소매점에서 Wii와 인기 타이틀 위 스포츠를 패키지화한 상품을 199달러에 판매할 것이라는 전단지가 나돌면서 이와 관련한 내용을 일부 외신들이 기사화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오는 26일 개최되는 교토 크로스미디어 행사나 도쿄게임쇼(TGS)에서 가격 인하가 전격 발표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닌텐도가 받는 압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영국의 시장 조사업체 챠트 트랙(Chart-Track)은 최근 “지난달 소니가 PS3 가격을 인하한 후 PS3의 매출이 일주일새 1000% 증가했다”고 밝혔다. XBOX도 올들어 전세계에서 17%의 판매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최대 시장인 북미 시장에서 강세를 보여 온 Wii는 판매량이 PS3과 XBOX와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해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fxman@fnnews.com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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