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와 함께 경기고에 이어 재계 주요 인사 배출 2위권을 다투는 경복고는 전체 최고경영자(CEO) 배출 숫자에서는 경기고에 뒤지지만 주요 기업 오너 2∼3세 비중이 가장 높은 학교다.
삼성, LG, 현대 등 국내 굴지의 그룹을 이끄는 총수나 그 일가들이 가장 많이 거쳐간 곳이 바로 경복고다.
경복고는 지리적인 특성상 부촌인 서울 성북동, 한남동, 평창동과 인접한 청운동에 위치하면서 ‘재벌고등학교’라는 별칭을 얻었다. 학교 이름에 들어가는 ‘복(福)’자가 재복을 의미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경복고 출신들의 재력은 막강하다.
■범삼성 VS 범LG VS 범현대 대거 포진
올해로 개교 88년째를 맞는 경복고와 관계가 깊은 기업으로는 삼성, 현대, LG를 꼽을 수 있다. 이들 그룹과 연관된 범삼성, 범현대, 범LG로 범위를 넓힐 경우 경복고 출신 총수 일가는 더 늘어난다.
경복고 출신 총수 일가 중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곳은 범현대가다.
경복고 34회로 현직 주요그룹 CEO 중 최고령으로 꼽히는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을 비롯해 정 회장의 동생인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36회), 정몽근 명예회장의 두 아들인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66회)과 정교선 현대백화점 사장(68회)은 모두 경복고 동문이다. 34∼68회까지 30년에 걸쳐 경복고와 인연을 맺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정일선 비앤지스틸 사장도 경복고 출신으로 범현대가의 주요 인사들이 경복고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또 범삼성가는 삼성전자의 이재용 전무와 고종사촌지간인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같은 해에 경복고를 졸업했다. 이들은 각각 2001년, 2000년부터 경영기획팀 상무보와 경영지원실 담당 부사장으로 경영에 참여해 왔으며 2006년 11월 정용진 부회장이 먼저 회장단으로 승진했다.
이재용 전무와 정용진 부회장의 사촌지간인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전 회장의 장손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이들보다 8년가량 먼저 경복고를 졸업했다. 전문경영인으로는 CJ제일제당 김진수 사장과 한솔제지 선우영석 부회장이 경복고 출신이다. 범LG가도 현대와 삼성에 뒤지지 않는다. LS산전 구자엽 회장, LG상사 구본준 부회장, LG패션 구본진 부사장 등이 동문이다.
■한진그룹 형제들도 경복고 동문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과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도 경복고 동문이다. 조양호, 조남호 형제는 경복고 42회, 44회 졸업생이다.
한진가 형제가 속한 40회대 기수인 1947년생부터 1956년생은 경복고 출신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50∼60대 초반으로 CEO들의 평균 나이에 가장 근접해 있다. GS건설 허명수 사장, SK 박영호 사장, LG상사 구본준 부회장, LS산전 구자엽 회장, 삼양사 김윤 회장, STX조선 김강수 사장, 현대경제연구원 김주현 원장 등이 여기에 속한다.
건설업계에서는 GS건설의 허명수 사장을 비롯해 코오롱그룹 민경조 전 부회장, 삼성물산 이상대 부회장, 박창규 롯데건설 사장 등이 경복고 출신이며 최근 결혼한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3남인 조현상 전무, SK 박영호 사장, 행남자기 김용주 회장, STX조선 김강수 사장 등도 동문이다.
아울러 경복고 출신 CEO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업종으로는 식품업을 꼽을 수 있다.
CJ제일제당의 김진수 사장과 풀무원의 남승우 사장은 경복고 1년 선후배 사이다. 김진수 사장과 남승우 사장은 콩나물, 두부 등 주력 상품이 겹치면서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또 유니베라(옛 남양알로에) 이병훈 사장, 박건배 전 해태그룹 회장도 경복고 출신이다.
한편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사장,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코헤드 대표, 남승우 풀무원 사장과 동업으로 풀무원을 창업했던 민주당 원혜영 의원 등도 경복고 동문이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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