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미국측 얘기를 들어보겠다는 취지”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반발을 무마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20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명환 장관에게 대통령 발언의 진의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미 FTA 자동차 분야에 대해 “미국에서 자동차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문제가 되고 있다면 다시 이야기할 수 있다”고 언급해 재협상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유 장관은 “재협상이나 추가협상은 아니고 자꾸 미국에서 (자동차에 관한)이야기가 나오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이 미국의 불만이라는 얘기는 해온 적 없어 뭐가 문제인지 얘기를 들어보겠다는 취지로 말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측이 재협상을 요구해도 절대 응할 수 없다는 우리나라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이다.
박 의원이 다시 “진전된 노력을 하겠다는 것은 무슨 뜻”이냐고 다그치자 유 장관은 “미 행정부는FTA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이 있지만 미국내 정치적 상황 때문에 의회를 설득하는 과정이 남아있어 같이 노력하자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은 노조를 기반으로 한 정당이고 미국 노조는 자동차가 근간”이라며 “미국이 FTA 재협상을 요구해 오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이야기할 기회를 갖겠다고 말하면 미국이 재협상 기회로 인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 지도부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우려스럽다”, “매우 부적절하다”며 처신을 문제삼았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부산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한겨레-부산국제심포지엄 기념사에서 “정부는 그동안 한미 FTA 재협상은 없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해왔으나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으로 명백한 거짓임이 밝혀졌다”며 “실현가능성 없는 그랜드바겐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동의를 받아낸 것에 대한 답례로 미국이 원하는 자동차 재협상을 수락한 것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도 “이명박 대통령의 어제 발언으로 인해 자동차 분야 재논의가 기정사실화돼 우려스럽다”며 “대통령 스스로 자동차 문제를 재논의할 수 있다고 말하고만 사실은 안타깝고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이명박 대통령이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마당에 정부와 여당이 조기비준을 서두를 이유가 없어졌다”며 “양국의 정상이 만난 자리에서 우선 말이나 들어주겠다는 식의 표현이 나올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khchoi@fnnews.com최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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