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중앙은행이 두바이 사태 안정화를 위해 지역 은행들에 긴급 유동성 지원에 나선다고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지 등 주요 외신들은 이날 UAE 정부가 두바이 부채 문제가 글로벌 신용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직접 개입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 주말 UAE 정부와 두바이 정부 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의 우려가 UAE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UAE 중앙은행은 성명을 통해 특별 유동성 창구를 마련하고 3개월물 에미리트은행간 대출금리보다 0.5%포인트 높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UAE 중앙은행은 긴급 유동성의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UAE 은행 시스템은 1년 전에 비해 더욱 건강하고 견조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표는 UAE 중앙은행이 두바이월드의 채무지불유예 선언 후 지난달 30일 처음 개장하는 두바이 지역 증권시장을 안정시키고 투자자들이 받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날 개장한 두바이 증시는 5.9% 급락으로 출발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풍부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는 UAE 지방정부 아부다비의 지원이 두바이 정상화의 핵심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마리오 마라테프티스 중동지역 이코노미스트는 “UAE 중앙은행의 발표는 두바이 사태에 매우 긍정적”이라며 “UAE 중앙은행은 전 세계에 은행들의 후방을 지원할 것이라는 신호를 줬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UAE 중앙은행의 유동성 지원 결정에 대해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담 의장은 두바이 사태와 관련해 유로존 지역의 연쇄적인 채무불이행 위험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을 방문해 원자바오 총리와 자리를 함께한 융커 의장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로존 지역에 채무불이행 위험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유로존 내에서는 두바이의 채무지불유예 사태가 자칫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유럽 경제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중에 나왔다. 유로존 경제는 제조업 및 서비스지수가 지난 10월 53에서 지난달 53.7로 상승해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53.4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최근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coddy@fnnews.com 예병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