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시도때도 없이 바뀌는 상장사 주인

안현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01 15:09

수정 2009.12.01 15:09



상장사들의 주인 교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11월에만 상장사들의 '최대주주 변경' 공시건수는 총 30건에 달했다.

지난 하반기 이후에만 166건에 달하는 주인 교체 소식이 공시를 통해 전해졌다. 지난해 4·4분기까지 감소세를 보이던 상장사들의 최대주주 변경이 올해 2·4분기를 기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4분기(102건)에 이어 3·4분기(104건)에도 100건 이상이 공시되며 상장사 주인 교체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올해 이미 343건 공시

상장사들의 주인 교체는 금감원 공시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골메뉴 중 하나로 꼽힌다.


그 만큼 상장사들의 최대주주가 바뀌는 경우가 잦은 셈이다. 올해 상장사들의 '최대주주 변경' 공시도 총 343건으로 이미 지난해(355건) 수준에 근접했다.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주인 교체가 빈번히 일어나는 추세다.

지난 11월에만 주인 교체를 알린 상장사가 26곳. 세 번 역속 최대주주 변경을 알린 테이크시스템즈를 포함해 동아회원권그룹과 모젬, 에머슨퍼스픽, 유니켐, 넷시큐어테크놀러지, 샤인시스템, 엔엔티, 아티스, 케이티아이씨글로벌투자자문 등이 주인 변경 소식을 전했다.

한 코스닥 상장사 기업설명(IR) 담당자는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상장사들의 최대주주 교체가 잦은 원인은 내년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다"며 "향후를 알 수 없어 우선 인수할 기업을 선정해 사고보자는 식으로 경영권을 포함한 보유주식 양수도계약을 체결하거나 장내외 매매로 주식을 매수하고,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인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담당자는 이어 "최근 회사 전체 주식은 물론 공장시설을 매각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물론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으로 기업과 공장을 인수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인교체 호재 아닌 악재(?)

하지만 상장사 주인교체 소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최대주주 교체 공시 후 관련 종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 일부는 공시 전 급등세를 보이다 다시 하락세로 돌변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며 불안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의 주인이 새롭게 바뀐다는 소식이 상장사에는 호재이기보다는 악재로 작용한 셈이다.

유니켐은 지난달 27일 장마감후 공시에서 최대주주가 이호찬 씨외 2명에서 리얼파트너스코리아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리얼파트너스코리아가 473만1623주를 장내매수함에 따라 회사 주인이 바뀌었다. 목적은 경영권 참여다. 하지만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넷시큐어리테크놀러지도 회사 주인이 어울림에이치큐 외 3인에서 어울림인베스트먼트 외 3인으로 변경됐다고 같은날 장 마감 후 공시했다. 유상증자 참여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것. 공시 전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던 주가는 이날 11.92%(90원) 내린 665원을 기록하며 다시 최대주주 변경 공시 전으로 돌아갔다.


대우증권 정근해 연구원은 "주인 교체 소식이 주가 하락을 이끄는 악재로 작용하는 이유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에서 찾을 수 있다"며 "내년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으로 투자자들이 회사에 득이 되는 소식이 나온 뒤 매도하자는 심리가 점차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lways@fnnews.com 안현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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