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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각] 대학생 울리는 고무줄 국방정책



성공적인 군 복무를 위해서는 전략을 짜야 한다. 여기서 전략의 주체는 국방부가 아닌 대학생이다. 복학이나 편입을 고려해 입대 시기를 선정하고 군 복무 중에도 영어의 감을 놓지 않을 수 있는 카투사(KATUSA)나 통역병 보직 지원에도 체계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 물어봐야 할 것도, 따져봐야 할 것도 많다 보니 대학생들에게 군 복무는 대학 입학과 동시에 메고가야 할 멍에가 되곤 한다.

그런데 국방부가 전략의 주체가 되는 국방정책은 대학생들의 그것보다 오히려 체계가 덜 잡혀 있는 느낌이다. 최근 국방부가 군 복무 기간 단축에 대한 재검토 입장을 표명했다. 여야가 대립하고 시민단체가 들고 일어서는 이 시점에 정작 군 복무 당사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대학생들은 할 말을 잃었다.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군 가산점 논란도 못마땅한데 이제는 줄어들었다 늘어나는 군 복무 기간에 또 다시 울상을 짓게 된 셈이다.

정책은 얼마든지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주도면밀한 분석과 사례 비교, 향후 예측 등을 기반으로 바뀔 때의 이야기다. 결과적으로 볼 때 국방부가 내세우는 군 복무 기간 재검토의 이유를 2년 전에는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았다는 것인데 왜 여기에 대한 여파를 대학생들이 떠안아야 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군 전역 후 휴식기 없는 복학을 의미 하는 ‘칼복학’이나 유학 계획, 기타 개개인의 사정을 따져 군 복무 계획을 세운 대학생들은 당분간 마음 놓고 군 입대도 못하게 생겼다.

최근 언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군 복무 기간을 정부의 원안대로 6개월 단축해야 한다는 국민의 의견은 25.4%로, 2∼3개월 단축은 35.5%로 조사됐다. 현 기간 유지의 경우 32.8% 수준이다. 하지만 여론 조사는 정작 대학생들의 의견보다는 남성과 여성의 군 복무 단축 의견 대립 추이, 지지 정당별 단축 의견 차이 등에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것 같다. 군 복무 대상자인 20대 남성의 경우는 군 복무 기간 6개월 단축에 43.8%가 손을 들었다.

당사자가 배제된 상태에서 정책은 변한다.
당사자들은 입을 다물고 있지만 관련된 논란이 수면 위에 떠오르기도 한다. 국방을 책임지고 있는 대학생들은 그래서 더 서럽다. 정부의 무게감 있는 정책 시행을 통해 군 입대가 대학생들에게 성실히 수행해야 하는 국방의 의무, 애국심의 발현으로 인식되는 분위기가 형성되길 기대해 본다.

/jbpark@fnnews.com